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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티, HPSP 특허 소송에 발목
김민기 기자
2023.09.14 07:20:18
고압 어닐링 장비 시장 두고 장비업체간 밥그릇 싸움 치열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3일 14시 2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반도체 장비 전문기업 예스티가 다른 반도체 장비 업체 HPSP의 특허소송 공세에 발목이 잡혀 주가가 반토막 났다.


특허 소송을 제기한 HPSP는 그동안 고압 어닐링 장비를 반도체 업계에 독점 공급해 시장에서 막강한 지위를 확보한 기업이다. 그러나 예스티가 3년간 연구 끝에 고압 어닐링 장비를 제작하자 HPSP가 법적 소송을 통해 기존 시장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예스티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5.80% 하락한 1만4930원을 기록했다. 지난 1일 장중 2만66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11일만에 주가가 43.87% 하락했다. 주가 하락은 특허 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 때문으로 해석된다 .


앞선 지난 8일 HPSP는 예스티가 개발 중인 고압 어닐링 장비가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특허소송을 제기했다. 고압 어닐링 장비는 어닐링 공정에 사용되는 장비로 반도체 실리콘(Si) 표면 결함을 고압의 수소·중수소로 치환해 반도체 신뢰성을 높인다. 지금까지 HPSP가 독점으로 주요 반도체 기업에 고압 어닐링 장보를 공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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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SP의 소송 제기에 예스티 측은 "기존 국내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 손을 잡고 같이 장비를 개발하면서 특허와 기술적 문제에 대해 검토를 마치고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HPSP의 공격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을 두고 시장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는 것처럼 소부장업체들의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는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독점적인 시장에 도전장을 낸 예스티는 지난 2021년부터 자체 고온·고압 제어기술을 고압 어닐링 장비를 개발해 왔다. 예스티가 개발한 고압 어닐링 장비의 압력은 30bar로 작동이 가능하며 온도는 100~900℃까지 대응이 가능하다. 압력이 높아질수록 계면 결함을 해소해 구동전류 및 소자 속도를 크게 개선한다.


예스티의 장비는 온도 역시 저온에서부터 고온까지 다양하게 대응 가능하다. 장비의 타겟 공정은 산화 공정이며 산화 공정 시 필요 어닐링의 온도는 약 800~900℃이다. 공정 뒷단으로 갈수록 어닐링의 요구 온도는 낮아진다.


금속 배선 공정 시 필요 어닐링의 온도는 250~350℃ 수준이다. 고압 어닐링 장비의 작동 가능한 온도 레인지는 넓기 때문에 반도체 공정 대부분에서 어닐링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어닐링 공정 적용 선택권이 다양해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수율 역시 3~4시간 안에 100매의 웨이퍼 대응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도 기존 HPSP가 독점으로 공급하는 장비를 예스티 장비와 같이 사용함으로써 거래선 다변화를 꾀할 수 있다. 이는 향후 장비 납품 단가 계약 등과 장비 수요 대응에 유리하다.


특히 예스티는 지난 3월 국내 반도체 제조사들과 해당 장비에 대한 알파테스트를 완료했다. 현재 베타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테스트가 완료되면 양산이 가능하다. 사실상 예스티는 오랜 업력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과 충분한 네트워크를 쌓아왔기 때문에 테스트 통과를 자신하고 있다. 내년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면 본격적인 장비 납품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예스티가 고압 어닐링 장비 시장 진출이 가시화되자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던 HPSP가 특허 소송으로 대응하고 있다. 


고압 어닐링 장비와 관련해 현재 다툼 소지가 있는 특허는 7건으로 1개의 공정특허, 6개의 구조·제어 특허다. 예스티 측은 외부 특허법무법인으로부터 특허 비침해, 원천특허무효라는 공식 의견을 받았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고객사와도 이미 공유한 내용이며 특허 분쟁에서 문제가 될 게 전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건은 예스티가 아직 회피 특허를 획득하지 못한 '압력 용기 이중벽 구조에 대한 특허'가 특허 소송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다만 압력 용기 관련 특허도 오는 2025년 2월 만료되는 특허다. 특허 소송 중 만료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예스티는 고압 어닐링 장비 이외에도 HBM용 웨이퍼 가압장비도 국내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에 납품 중이다. 웨이퍼 가압장비는 HBM 생산 핵심공정 중 하나인 '언더필' 공정에 사용되는 장비다. 국내 장비사 세메스, 한미반도체 등이 HBM용 TC 본더 장비를 납품한다면 예스티는 그 다음 단계인 언더필 공정에 장비를 납품하는 중이다.  


현재 언더필 공정은 삼성전자만 사용하는 공정이다. SK하이닉스는 자체 개발한 'MR-MUF(Mass Reflow Molded Underfill)' 방식을 이용하고 있어 언더필 공정이 필요 없다.


언더필은 다수 D램이 적층된 HBM을 절연수지로 균일하게 경화시키는 공정이다. 칩과 칩 사이 불순물을 없애고, 충격·습도 등 외부환경으로부터 손상을 예방할 뿐 아니라 뒤틀림을 방지해 반도체 기능을 보호한다.


이외에 예스티의 신규 장비인 NEOCON 장비도 주목받고 있다. 질소를 기반으로 습도를 제어하는 장비인 N2 EFEM를 보완한 차세대 습도 제어 장비다. 질소를 사용하지 않아 기존 장비 질소 관련 비용 약 3000억원에서 최대 5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네오콘 장비는 모듈 부착식으로 신규 라인 증설이 필요하지 않다. 기존 장비에도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설비가동률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기존 N2 EFEM 대비 적은 투자로 내부 습도관리가 가능하게 된다. PCO 장비를 사용하면 반도체 수율을 0.3% 정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0.3%는 수치상으로 작게 보일 수 있으나 반도체 제조 기업에 있어서는 엄청난 규모다.


이준석 한양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10월 해당 장비 개발을 완료해 같은 해 4분기 국내 글로벌 반도체 제조 기업으로부터 50대 수주를 받았고 35대는 납품이 완료됐다"면서 "원가 절감 효과가 크기 때문에 향후 다양한 고객사로부터 수주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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