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삼성전자의 HBM4 12단 제품이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존 1위 공급사인 SK하이닉스의 퀄테스트 진행 상황에도 이목이 쏠린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엔비디아에 HBM4 샘플을 추가적으로 제출하며 최적화 작업 막바지 단계를 이어가고 있다. 당초 지난해 말에 퀄테스트를 통과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샘플을 일부 수정하면서 퀄 통과가 조금 늦어지는 모양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이달 초 엔비디아에 제출한 리비전(수정·보완) 샘플을 계속해서 유상으로 판매하면서, 동시에 추가로 개선 작업을 거친 샘플을 한번 더 보내 퀄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 개선 샘플의 퀄테스트 결과는 1분기 중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9월 엔비디아에 HBM4 커스터머(CS) 샘플을 공급한 이후, SiP 테스트 단계에서 확인된 일부 보완 사항을 반영해 회로 재설계 작업을 진행했다. 이렇게 나온 리비전 샘플은 이달 초 엔비디아에 제출됐다. 하지만 해당 샘플이 완전한 보완 단계에는 이르지 못해, 완성도 제고를 위한 추가 개선 작업을 거친 샘플을 한번 더 공급했다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가 이달 초 제출한 리비전 샘플은 엔비디아에 웨이퍼 기준 월 5만장 수준으로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엔비디아는 올 하반기 출시를 앞둔 '루빈'의 시험생산 일정을 감안해, 기존 샘플을 계속해서 활용하는 한편 추가 개선 샘플의 테스트도 병행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HBM4 퀄 테스트 진척도만 놓고 보면, 이르면 내달 양산 준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이는 삼성전자가 앞서 있는 모습이다. 다만 올해 HBM4 공급 물량 자체는 SK하이닉스가 더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 엔비디아와 물량 계약을 먼저 마무리하며 더 높은 점유율을 확보해 놓은 상태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다른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이미 올해 엔비디아에 HBM4 전체 물량의 약 60%를 공급하기로 계약이 돼 있는 상태"라며 "퀄 테스트를 마무리하는 순서에 따라 납품 비중이 크게 달라질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전작인 HBM3E 12단 제품 역시 60% 수준의 납품이 확정된 상태라, 올해까지는 엔비디아의 HBM 공급망에서 1위 벤더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양사는 엔비디아에 HBM4를 서로 유사한 가격에 납품하기로 결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HBM4에서는 삼성전자의 가격 협상력이 SK하이닉스와 비등한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HBM3E 12단에서는 SK하이닉스보다 약 30% 낮은 가격에 제품을 공급했지만, HBM4에서는 동일 단가를 목표로 엔비디아와 협상에 나섰고 결국 유사한 수준으로 가격이 형성됐다. 업계에서는 HBM4 12단 제품의 가격이 600달러를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선 관계자는 "최근 HBM4 개선 과정에서 이런저런 이슈가 있긴 했지만, 차세대 제품 개발 과정에서는 통상적으로 조율이 반복되기 마련"이라며 "고객사의 요구 사항을 반영하는 과정에서도 수정 사항이 적지 않게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서 엔비디아의 속도 상향 요건을 맞추고자 HBM4 베이스다이를 일부 수정한 샘플을 제출하기도 했다"며 "성능을 과도하게 끌어올릴 경우 수율에 부담이 될 수 있어, 당시에는 TSMC와 협의해 일정 수준의 설계적 여유를 두는 방향으로 조정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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