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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HBM4 플럭스리스 '시기상조'…MR-MUF 지속
이세연 기자
2026.01.12 09:00:17
"HBM4, HBM4E 16단까지는 기존 공정 활용"
이 기사는 2026년 01월 12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 어드밴스드 MR-MUF 이미지. (제공=SK하이닉스)

[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SK하이닉스가 HBM4 16단에 '플럭스리스 본딩'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기존 공정인 어드밴스드 MR-MUF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성능과 비용 부담을 감안할 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판단이다. SK하이닉스가 일본 나믹스와 맺은 MR-MUF 핵심 소재의 독점 계약 만료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향후 결정에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HBM4 16단에 플럭스리스 본딩을 도입하기 위해 지난해 4분기부터 본격적인 평가 작업을 거쳤다. 16단 제품 일부가 아닌 전체 물량에 적용하는 게 목표였다"며 "하지만 평가 결과가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해 기존의 어드밴스드 MR-MUF 공정을 계속 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MR-MUF 공정은 칩을 적층한 뒤, 층 간 공간에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주입해 굳히는 방식이다. 일본 나믹스와 MUF 핵심 소재를 공동 개발해 기술을 완성했으며, 3세대 HBM2E에 적용했다. 회사 측은 칩을 쌓을 때마다 필름형 소재를 깔아주는 경쟁사의 TC-NCF 공정보다 효율적이라고 본다. 이후 SK하이닉스는 신규 보호재를 통해 방열 특성을 개선한 '어드밴스드 MR-MUF' 공정을 HBM3에 도입해 HBM4 12단 제품까지 사용하고 있다.


HBM4 16단을 구현하려면 제한된 높이에 더 많은 칩을 쌓아야 해 기술적 난도가 높아지지만, 어드밴스드 MR-MUF 공정으로 무리 없이 대응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회사 측도 최근 해외투자자 기업설명회(IR) 등에서 "HBM4, HBM4E 16단 제품까지는 기존 공정을 활용할 것"이라고 공식화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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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적층 단수가 20단 이상으로 높아질 경우 차세대 기술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하이브리드 본딩의 전 단계로 평가되는 플럭스리스 본딩을 이른 시점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게 됐다. HBM4 16단 제품의 물량이 12단 만큼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이러한 시도가 가능했던 배경이다.


기존 MR-MUF 공정은 마이크로 범프 주변의 산화막 제거를 위해 플럭스를 도포하는 단계를 거친다. 세정 후 잔여물이 남을 경우 수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플럭스리스 본딩은 플럭스를 배제한 방식으로, 기술적으로 MR-MUF 계열에 속한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경쟁사보다 공정 전환에 따른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HBM4 16단 적용을 염두에 두고 검토한 결과, 성능이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해 기존 공정을 유지하기로 결론 내렸다. 플럭스리스 본딩 기술은 비용 부담이 높아 리스크를 감수하기에 부담스럽다는 판단이다. 앞선 관계자는 "플럭스리스 본딩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게 내부 평가 결과"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가 일본 나믹스와 체결한 MR-MUF 소재의 독점 계약 만료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SK하이닉스는 HBM4 12·16단, HBM4E 12·16단까지 기존 공정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굳혀졌다. 이후에는 하이브리드 본딩으로 전환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도입 시점이 다소 지연될 수 있다.


이와 함께 경쟁사들이 해당 소재를 채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은 TC-NCF 라인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공정 전환이 쉽지 않지만, 중국 업체들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CXMT는 MR-MUF 기반의 HBM3 제품 개발을 진행 중이다. 사실상 일반 MUF로는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은 만큼 도입을 검토할 여지가 있다.


앞선 관계자는 "나믹스와의 소재 독점 계약 기간이 1년가량 남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SK하이닉스가 만료 시점과 맞물려 하이브리드 본딩을 적용한 제품을 내놓는 게 이상적이나, 현재로서는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중국 업체가 해당 소재를 도입하더라도 공정을 안정화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향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최근 ASMPT에 HBM4용 TC본더를 발주한 것에 대해 플럭스리스 본딩을 연구하기 위한 차원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회사는 지난해 11월 기존 TC본더 1위 공급사인 한미반도체 대신 ASMPT의 장비를 7대 주문한 바 있다. ASMPT는 지난 2024년 플럭스리스 본딩용 TCB 장비를 최초 개발해 출시하는 등 해당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SK하이닉스에 정통한 관계자는 "ASMPT로부터 이미 공급 여부가 결정된 기존 장비를 발주했을 뿐 플럭스리스와는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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