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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천NCC, 내년 3150억 채무 상환 가시밭길
이소영 기자
2025.12.29 10:00:18
③ 보유현금 858억 불과…DL·한화, 유동성 수혈 두고 갈등 재점화 조짐
이 기사는 2025년 12월 26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 8곳이 신용평가사들로부터 부정적 등급 전망을 받았다. 이들 대부분이 보유 현금을 뛰어넘는 채무 만기 일정을 앞두고 있다. 당장 차환 자금을 조달해야 하지만 부정적 딱지가 조달 문턱을 한층 높이고 있다. 이 같은 압박 속에서 각 사의 대응 전략을 살펴본다.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여천NCC의 내년 만기 도래 채무 규모가 보유 현금성 자산을 크게 웃돌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지 못해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향후 자금 수혈 과정에서 공동 대주주인 DL케미칼과 한화솔루션 간의 이해관계 충돌이 재차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여천NCC의 내년 만기도래 채무는 3150억원에 달한다. 반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858억원에 그쳐, 외부 자금 조달 없이는 만기 대응이 어려운 구조다.


여천NCC 관계자는 "아직 내년도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금융위원회와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논의 중인 석유화학 기업 금융지원 방안에 만기 연장이나 이자율 조정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어, 지원책의 윤곽이 나온 이후 대응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여천NCC가 실적 부진에 놓인 다른 석유화학 기업들과 달리 든든한 모회사를 두고도 전폭적인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지배구조의 한계'를 안고 있다는 점이다. DL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이 각각 지분 50%를 보유한 공동기업 체제이다 보니 위기 국면마다 대주주 간 책임 소재가 명확히 정리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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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지배구조 리스크는 채무 대응 속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SK어드밴스드 등 주요 석화 기업들이 모회사의 보증이나 자금 보충 약정을 통해 내년도 만기 물량에 대한 차환 계획을 일찌감치 마무리한 것과 대조적이다. 여천NCC는 내년 3월에만 가용 현금의 2.5배 수준인 21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함에도 아직까지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다.


(그래픽=신규섭 기자)

시장에서는 이번 만기 대응을 둘러싸고 대주주 간 이해관계가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도 거론된다. 여천NCC의 자금 수혈 필요성이 커질수록 공동 대주주 체제 특유의 책임 분산 구조가 조달 전략 수립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7월 3000억원 규모의 긴급 수혈 당시에도 양측의 협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여천NCC에 대한 사업 의존도가 높은 한화솔루션이 대주주 책임론을 앞세워 '각사 1500억원 출자'를 밀어붙인 반면, 상대적으로 의존도가 낮은 DL케미칼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다 시장 압박에 밀려 절충안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양측의 온도 차는 최근 사업 구조조정 국면에서도 고스란히 재연되고 있다. 최근 연간 90만톤 규모의 나프타분해설비(NCC) 1기 폐쇄 여부를 두고 수익성 위주의 감산을 주장하는 DL케미칼과 에틸렌 수급 안정을 우선시하는 한화솔루션이 정면충돌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여천NCC의 자체적인 시장 조달 능력은 크게 저하된 상태다. 현재 신용등급은 'A-'를 유지하고 있지만, 등급전망에는 부정적이 부여돼 있다. 지난해 회사채 시장에 두 차례 나섰으나 모두 모집액을 채우지 못하며 미매각을 기록했고, 이 여파로 올해는 공모 회사채 시장에 발을 들이지 못했다.


결국 여천NCC는 롯데케미칼과의 합작사 설립을 통한 설비 통합 등 고강도 자구책에 사활을 걸고 있다. 2022년 이후 4년째 이어진 적자 늪을 벗어나기 위해 3공장에 이어 1·2공장까지 감축 대상에 올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구조조정의 효과가 실질적인 재무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내년 1분기 정부 지원안이 나오기 전까지 중국발 저가 공세가 지속될 경우 단기 유동성 압박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여천NCC의 당면 과제는, 구조조정 성과가 나타나기 전까지 차환 리스크를 무리 없이 넘기며 버티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느냐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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