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유통업계에 몰아친 '정산 주기 단축' 바람이 컬리의 현금 흐름에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시장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매입채무 규모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나아가 정산주기가 줄어들 경우 비용 절감으로 인한 사업 경쟁력 약화도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티메프 사태' 이후 본격화된 정산 주기 단축 논의는 최근 쿠팡 청문회를 계기로 급물살을 탔다. 법정 최대 기한(60일)에 육박하는 쿠팡의 정산 주기(52.3일)에 대한 소상공인들의 불만이 공론화된 결과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지난달 28일 대규모유통업법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대금 지급 법정 기한을 직매입은 60일에서 30일로, 위수탁 거래는 40일에서 20일로 단축하는 내용이 골자다. 공정위는 1년의 유예 기간을 거쳐 내년 초 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해당 개정안의 불똥이 컬리로 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공정위 전수조사에 따르면 컬리의 정산 주기(54.6일)가 쿠팡(52.3일)보다도 길기 때문이다. 또 이는 직매입 유통업체의 평균(33.7일)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정산 주기가 길다 보니 회사의 매입채무 규모도 상당한 수준이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컬리의 매입채무는 2470억원으로 보유하고 있는 현금(2209억원) 보다 200억원 이상 많다. 특히 정산 주기가 30일로 단축될 경우 매입채무의 절반인 약 1200억원의 현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것으로 추산된다. 대금 정산 전까지 유동성으로 활용하던 뭉칫돈이 사라지는 셈이다.
현금 여력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운전자금 부담이 커지면 사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회사가 비용 절감을 위해 마케팅 프로모션이나 발주 규모를 줄여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컬리는 작년 1분기 첫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3분기까지 9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매출(1조7381억원)과 비교하면 수익 창출력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컬리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현금이 줄어들 수는 있으나 경영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타격이 있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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