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울 기자] 금융당국이 보험업계에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도입하며 이사회 구성과 사외이사 임기 관리에 대한 점검을 예고한 가운데, 사외이사 임기 만료를 앞둔 삼성화재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삼성화재가 전면적인 인적 쇄신보다는 기존 이사회 운영 기조를 유지하되, 그 판단 근거를 어떻게 설명할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사외이사 4명 가운데 박진회·김소영 사외이사의 임기가 만료를 앞두고 있다. 두 사외이사 모두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상 연임이 가능한 상태로, 형식적으로는 연임과 교체 모두 선택지에 올라 있는 상황이다. 다만 올해 1분기부터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모범관행이 시범 적용되면서, 단순한 연임 여부를 넘어 사외이사 임기 관리와 이사회 운영 전반에 대한 설명 책임이 한층 커진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삼성화재가 이번 국면에서 급격한 이사회 재편보다는 기존 운영 기조를 유지하는 쪽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삼성화재가 지배구조 측면에서 감독당국이나 시장으로부터 뚜렷한 문제 제기를 받아온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다.
실제 삼성화재는 최근 한국ESG기준원 평가에서 지배구조 부문 등급이 B+에서 A로 상향됐고, 사회 부문 역시 A에서 A+로 개선되며 통합 ESG 등급이 한 단계 올라섰다. 금융사의 지배구조 평가는 이사회 운영, 내부통제, 위험관리 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만큼 현행 이사회 체계에 대해 외부 평가기관이 부정적인 시그널을 보내고 있지는 않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임기 만료를 앞둔 박진회 사외이사의 경우, 이사회 연속성을 설명하는 요소 중 하나로 거론된다. 박 이사는 지난해 삼성화재 주식을 직접 매입했는데, 현재 사외이사 가운데 주식을 보유한 인물은 박 이사가 유일하다. 이는 책임경영에 동참하겠다는 상징적 행보로 해석되는 만큼 삼성화재 입장에서 굳이 큰 폭의 변화를 꾀할 유인이 적다는 분석이다.
김소영 사외이사는 이사회 구성에서 다양성 측면의 핵심 인물로 평가받는다. 대법관 출신의 법률 전문가인 김 이사는 지난 3년간 이사회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역할을 수행해 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삼성화재는 2023년 '이사회는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의 이사로 구성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명시하며, 당시 보험업계에서는 드물게 여성 사외이사 2명 체제를 구축하기도 했다.
이사회 다양성과 성별 균형이 제도적으로 강조되는 상황에서 김 이사의 연임 여부는 단순한 인사 판단을 넘어, 삼성화재가 기존 지배구조 방향성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모범관행이 이사회 역량 구성과 다양성 관리의 체계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반영해 온 기준을 어떤 방식으로 설명할지도 주목된다.
이 때문에 이번 사외이사 임기 만료 국면의 핵심은 전면적인 이사회 재편 여부가 아니라, 연임 또는 일부 변화가 있을 경우 그 판단 기준과 임기 관리 방안을 어떻게 제시하느냐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외이사 평가 절차, 임기 관리 원칙, 이사회 운영에 대한 공시 강화 등 제도 이행 방안이 함께 제시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화재는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외부 평가가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어서 이번 제도 도입이 곧바로 대대적인 인사 변화를 요구하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다만 사외이사 임기 만료 국면에서 연임이든 교체든, 그 판단 근거를 어떻게 설명하느냐에 따라 모범관행 이행 수준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화재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안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모범관행 시행 취지는 인지하고 있다"며 "다만 사외이사 인선과 관련해 현재로서는 확정된 내용은 없고, 오는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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