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윤기쁨 기자] 삼성화재가 인수합병(M&A) 조직 확대에 나선다. 최근 경쟁사인 DB손해보험이 미국 현지 보험사를 조단위로 인수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면서 내부에서 위기론이 제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자본 규모에서 우위를 점하고도 정작 순이익 역전 가능성이 제기되자 경영권 인수 등으로 성장 전략을 선회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최근 M&A 전문 컨설턴트와 회계사 등 외부 전문 인력을 잇달아 영입하며 전사 차원의 M&A 컨트롤타워 구축에 착수했다. 현재 공식 출범은 아닌 조직을 설계하는 단계로 그동안 글로벌사업부문 등 실무 부서에서 산발적으로 검토했던 딜들을 그룹 차원의 지원 하에 진행하게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화재 내부에서 DB손해보험에 역전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었는데 내부적으로는 본업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투자나 기업 인수 등으로 만회해야 한다는 기조가 형성됐다"며 "특히 포화 상태인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1~2%를 올리기 위해 비용을 쓰는 것보다 유망 기업을 인수해 연결 실적으로 편입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계산이 섰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삼성화재가 M&A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배경에는 DB손해보험의 약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DB손해보험은 미국 현지 자회사인 포르테그라를 인수하며 연간 약 2000억원의 순이익을 추가로 거둬들이는 등 본업 성장 정체를 해외 사업으로 돌파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은 삼성화재가 1조7835억원, DB손해보험이 1조1999억원으로 3000억원 차이에 불과한 상황에서 이번에 인수한 미국 보험사 실적이 본격적으로 더해지면 내년에는 실적이 역전될 가능성도 있다. 경쟁사가 연결 이익을 단숨에 끌어올리며 턱밑까지 쫓아오자 삼성화재 내부에서도 순이익 순위가 뒤집힐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보험시장 상황도 녹록지 않다. 자동차·장기보험 손해율 상승과 정부의 보험료 인하 압박으로 국내 보험사들의 영업 이익률이 급감하고 있다. 본업만으로는 수익을 극대화하기 쉽지 않은 만큼, 해외나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삼성화재의 자기자본은 약 19조5000억원으로 DB손해보험(9조2000억원)보다 두 배 이상 많지만 이익 규모는 그에 비례해 격차를 벌리지 못하고 있다. 막대한 자본을 쌓아두고도 이를 제대로 운용하지 못하면서 성장 정체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온다.
업계는 삼성화재의 20조원에 달하는 자본력을 바탕으로 그룹 금융 계열사와의 협업을 진행해 해외 보험사나 유망 기업들의 경영권 인수로 외형을 넓혀갈 것으로 본다. 앞서 삼성화재는 영국 캐노피우스나 중국 텐센트 합작법인 등의 지분 투자에 나섰지만 주도적인 사업 확장이 아니었고 연결 이익 편입 등 실질적인 외형 성장에는 한계가 있었다. 삼성생명은 해외 대체투자 시장에서 블랙록·블랙스톤 등 글로벌 운용사와 협업하며 능력을 검증받은 바 있고, 삼성증권은 우수한 딜 소싱 및 자문 역량을 가지고 있는 만큼 시너지를 통한 대형 딜 발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