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비 기자] 초소형 위성이 감시·정찰과 통신, 데이터 수집을 동시에 수행하는 핵심 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다. 적은 비용으로도 상시 관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안보와 산업 전반에서 활용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기술과 운용 방식이 빠르게 바뀌는 사이,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는 여전히 과거의 방식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초소형 위성의 가장 큰 특징은 '한 번 만들고 오래 쓰는 무기'가 아니라, 반복적으로 띄우고 교체하는 자산이라는 점이다. 여러 기를 동시에 운용해 빈틈을 줄이고, 기술이 개선되면 비교적 짧은 주기로 새 위성으로 바꾸는 방식이 전제된다. 스마트폰이나 서버처럼, 성능이 빠르게 진화하는 환경에 맞춰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는 구조에 가깝다.
이 같은 인식은 업계 전반에서도 공유되고 있다. 지난 12월 열린 우주항공산업발전포럼에 참석한 한 업계 관계자는 "초소형 위성은 한 번 완성해 끝나는 무기가 아니라, 여러 기를 운용하며 성능을 계속 개선해 나가는 체계"라며 "지금처럼 장기 개발·단발 도입을 전제로 한 절차로는 기술 변화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러한 운용 방식과 달리, 획득 제도는 여전히 과거의 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새로운 무기 체계를 도입할 때마다 매번 사업을 새로 기획하고, 소요제기부터 다시 시작하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어서다. 업계에서 "이 방식으로는 초소형 위성의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산업계에서는 초소형 위성을 반복 발사와 교체를 전제로 한 소모성 자산으로 보고 있다. 성능을 빠르게 개선해 나가야 하는 구조인 만큼, 매번 신규 사업 절차를 다시 밟는 방식으로는 운용 속도를 맞추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빠르게 띄우고 자주 바꾸는 구조를 기존 방식으로 다루기엔 한계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초기 성능을 빠르게 확보한 뒤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방식, 필요한 물량을 나눠 반복 구매하는 구조, 위성을 직접 사는 대신 영상·데이터 같은 서비스를 구매하는 방식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런 요소를 포괄한 '우주 특화 획득 체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형 무기를 전제로 한 획득 체계로는 빠르게 진화하는 우주 환경을 따라가기 어렵다"며 "초소형 위성은 개별 무기라기보다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생산하는 '플랫폼'에 가깝다는 점에서 기존 논리와의 괴리가 크다는 것을 고려해야한다"고 설명했다.
방위사업청도 문제 인식 자체에는 공감하고 있다. 방사청 관계자는 "우주뿐 아니라 AI 등 첨단 기술 전반에서 기술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다"며 "신속한 획득이 가능한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적용 방식이나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 단계라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우주 분야 경쟁력이 개별 위성의 성능보다 얼마나 빠르게 도입하고 얼마나 자주 개선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초소형 위성은 기술 경쟁 이전에 속도 경쟁의 영역"이라며 "제도가 이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면 전략 자체가 공회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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