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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 품은 우주…'인증 병목' 앞 성장 갈림길
조은비 기자
2026.01.09 07:00:19
검증 이력 중심 조달 구조, 우주 산업 방산 전환 '시험대'
이 기사는 2026년 01월 08일 07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초의 양산형 초소형 지구관측위성. (제공=우주청)

[딜사이트 조은비 기자] 국방 우주 전력이 방산 영역으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방산 획득 체계 전반을 흔드는 인증 병목이 구조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방산 조달 과정에서 검증된 해외 부품 의존이 이어지면서 국내 기업의 방산 참여 폭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찰·통신·미사일 조기경보 위성 등 국방 우주 전력은 더 이상 연구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지 않다. 실제 운용과 추가 확보를 전제로 한 방산 무기체계 영역으로 옮겨가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인증·시험 체계는 아직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방위산업에서는 무기체계를 획득하기 전 시험·인증을 거쳐 양산하는 절차가 일반화돼 있지만, 우주 분야에서는 방산 획득·인증·양산 구조가 아직 불안정한 상태라는 이유에서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방 정찰·통신 위성에 들어가는 전자부품과 센서 분야에서 국내 기업이 기술적 성능을 확보하고도, 궤도 운용 이력(Flight Heritage) 부족을 이유로 방산 획득 단계에서 배제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발사체나 위성 같은 우주제조업에서는 검증 이력이 우선되다 보니 운용 실적을 가진 해외 부품 쏠림 현상이 구조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우주 개발 사업은 정부 주도의 단발성 과제로 추진돼 왔다. 특정 임무 성공을 목표로 한 개발 방식이 반복되면서 사업마다 요구 조건과 평가 기준이 달랐고 해당 체계에 맞는 성능만 충족하면 되는 구조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우주 산업에 요구되는 공통 시험·인증 기준은 축적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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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연계 정찰 체계에서는 일부 국산 부품이 있음에도, 전체 무기체계 인증 리스크를 이유로 검증 이력이 있는 해외 부품이 우선 채택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국산 부품 채택이 체계 업체에는 오히려 위험 요인으로 인식되면서, 부품 수입으로 개발 비용이 증가하고 국내 산업의 역량은 쌓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정부 주도의 우주 실증 사업을 통해 임무 수행에 성공했음에도, 해당 실적이 방산 획득 과정에서 공식 인증 이력으로 인정되지 않는 사례도 있다. 실증 사업과 방산 인증 기준이 분리된 구조 속에서, 개별 실증 성과가 획득 체계로 축적되지 못하는 한계가 반복되고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병목이 우주 개발이 방산 획득 체계를 전제로 설계되지 않았던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우주공공팀장은 "임무 성공을 우선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이어지다 보니 방산 무기체계처럼 공통 인증·획득 체계를 만들 유인이 크지 않았다"며 "국방 우주 전력이 방산으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그 공백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 속에서 방산 획득 기준 역시 우주 분야에 그대로 적용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안 팀장은 "방산 획득에서는 성능보다 검증 이력이 우선적으로 고려된다"며 "우주 분야 역시 궤도 운용 이력을 확보한 해외 부품 중심으로 조달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고 국내 기업은 인증 이력 부족으로 방산 획득 과정에서 참여 폭이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산 업계에서는 이 흐름이 고착화될 경우, 국방 우주 분야에서 해외 기술 의존 구조가 장기간 유지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는 국산화 확대나 중소·중견 기업의 방산 진입 역시 인증 장벽에 가로막힐 가능성으로 연결된다. 우주 환경 시험과 실증에는 대규모 비용과 인프라가 필요하지만 이를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기업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공공 발사체를 활용해 일부 기업에 실증 기회를 제공해 왔지만, 방산 획득 체계를 바꿀 만큼의 물량이나 범위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인증 체계가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별 실증 사업만으로는 방산 조달 구조 전반을 바꾸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방산 업계 관계자는 "우주 분야도 방산으로 들어오는 순간 기존 무기체계와 같은 기준이 적용될 수밖에 없다"며 "인증 체계가 정비되지 않으면 해외 검증 부품 의존이 굳어지고, 국내 기업은 기술이 있어도 방산 획득 단계에서 반복적으로 배제되는 구조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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