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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무, K9 다음 될까…'조건부 스테디셀러' 시험대
조은비 기자
2026.01.08 08:00:18
자주포와 다른 운용 구조…비축·탄종 확장에 달린 반복 수요
이 기사는 2026년 01월 07일 15시 5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연장 로켓포 '천무'의 모습. (제공=한화에어로스페이스)

[딜사이트 조은비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연장 로켓(MLRS) '천무'가 글로벌 시장에서 K9 자주포에 이은 차세대 수출 주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MLRS 시장은 미국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가 사실상 기준 체계로 인식되는 영역인 만큼 천무가 유럽 내 장기 운용 전력으로 안착하고 후속 조달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천무를 K9의 뒤를 잇는 차기 주력 수출 품목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유럽 각국이 MLRS를 단순 무기체계가 아닌 동맹 운용, 탄약 호환, 지속 군수지원까지 포함한 '시스템'으로 바라보는 만큼, 천무가 HIMARS 중심으로 짜인 기존 질서에 균열을 낼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성능 경쟁을 넘어선 신뢰의 축적이 핵심인 만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천무를 K9의 뒤를 잇는 차기 주력 수출 품목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차기 계약여부가 중요할 전망이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K9 자주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대표적인 글로벌 스테디셀러다. 단발성 계약에 그치지 않고, 도입 이후 탄약·부품·정비·성능개량을 중심으로 반복적인 후속 계약이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어 왔다. '무기 판매'가 아니라 '운용 체계 수출'에 가깝다는 평가다.


K9은 스스로 이동하며 사격하는 자주포로 쏘고 이동하는 기동성과 높은 운용 신뢰성을 강점으로 하며, 전쟁 이전부터 유럽 여러 국가에서 장기 운용 전력으로 채택돼 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며 포병 전력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이러한 선택의 타당성도 재확인됐다. 여기에 신속한 납기와 현지 생산·정비를 허용하는 계약 구조가 맞물리며 유럽을 중심으로 장기 운용 전력으로 자리 잡았다. K9은 유럽 방산 시장에서 '계속 사게 되는 무기'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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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장을 관리하는 방식이 고도화되면서 포병 전력에 요구되는 역할도 세분화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자주포는 전선 인근에서 반복적으로 사격하며 아군이 진지를 유지하도록 뒷받침하고, 먼 거리의 핵심 목표를 단시간에 타격하는 임무는 다연장 로켓이 맡는 식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다연장 로켓 '천무'를 차세대 수출 축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천무는 회사가 기대하고 있는 차세대 주력 수출 품목"이라며 "K9 자주포가 해외 시장에서 자리 잡았던 것처럼, 신속한 납기와 검증된 성능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전략은 최근 폴란드와의 추가 계약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폴란드 정부와 한국형 MLRS K-239 천무의 3차 이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2022년과 2024년에 이은 후속 계약으로, 누적 수출 규모는 약 5조6000억원에 이른다. 


방산 업계와 폴란드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계약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사거리 80㎞급과 290㎞급 유도탄 등 수백 발의 유도탄을 공급할 예정이다. 특히 2030년부터는 유도탄을 폴란드 현지에서 생산해 2032년까지 공급을 완료하는 일정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을 단순한 추가 물량 수주가 아니라 유럽 내 생산 거점을 전제로 한 장기 운용 단계로의 진입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지 생산이 본격화될 경우 전용 생산 라인과 부품 공급망이 폴란드에 정착하게 되면서 천무 체계의 장기 운용과 반복 조달 가능성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천무를 K9처럼 상시적인 스테디셀러라기보다 비축 규모와 탄종 확장 등에 따라 후속 조달이 확대되는 '조건부 스테디셀러'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 방산 업계 관계자는 "천무 역시 평시에 충분히 훈련·운용되는 체계"라며 "다연장 로켓은 탄약 비축과 정밀·장거리 타격 수요에 따라 추가 물량 규모가 달라지는 만큼 반복 수요가 형성되는 조건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천무가 자리 잡아야 할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글로벌 MLRS 시장의 기준 체계는 미국 HIMARS로, 미군 운용과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사실상 표준처럼 인식되고 있는 데다 유럽 시장에서는 이스라엘의 펄스(PULS) 등이 대안 체계로 경쟁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넘어야 할 벽은 성능 그 자체보다도, 이미 굳어진 표준과 운용 관성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HIMARS가 이 분야에서 경쟁력이 높은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다연장 로켓은 오래전부터 존재해 온 무기 체계지만, 최근 유도 기술 발전으로 정확도가 크게 향상됐다"며 "천무 역시 목표 지점을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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