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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 거듭한 정의선, '반쪽' 그친 조직 재정비
이세정 기자
2025.12.18 16:10:16
CEO 교체 1개사 뿐, 실무 중심 리더십 대대적 변화…AVP본부장 공석 '옥의티'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8일 15시 1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아 80주년 기념 행사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발표하는 모습(제공=현대차그룹)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 강화와 세대교체에 방점을 둔 연말 인사를 단행했다. 핵심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대거 유임됐지만, 실무 임원진에서는 파격 수준의 변화가 이뤄졌다. 


하지만 이번 인사가 '미완'이라고 평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자율주행 시대를 선도할 차세대모빌리티플랫폼(AVP)본부장이 여전히 공석이라는 이유에서다.


현대차그룹은 18일 ▲사장 4명 ▲부사장 14명 ▲전무 25명 ▲상무 176명 총 219명의 승진자를 배출하는 연말 인사를 실시했다. 총 239명의 승진자가 나온 지난해 연말 인사와 비교하면 8%가량(20명) 줄어든 규모다. 통상 현대차그룹은 주요 계열사 CEO 인사를 선 발표하고 약 일주일의 시차를 두고 임원 승진 인사를 냈었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과 다르게 진행됐다.


가장 큰 이유로는 예기치 못한 C레벨 교체가 꼽히고 있다. 현대차그룹 AVP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이사를 역임한 송창현 전 사장뿐 아니라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장인 연구개발(R&D)본부장의 양희원 사장까지 경영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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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사임이 자의인지 타의인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미래차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R&D 리더가 동시에 사라지면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고심이 깊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또 기존 프로젝트를 이어갈 후임자 인선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 R&D본부장에 외국인 사장…사장·부사장 승진자 2명씩


현대차에서는 사장과 부사장 승진자가 2명씩 나왔다. 먼저 지난해 현대차그룹에 합류한 만프레드 하러 신임 사장이 승진과 함께 R&D본부장으로 임명됐다. 이는 국적과 출신과 무관하게 능력을 우선시하는 정 회장의 인사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하러 사장은 당분간 소프트웨어(SW)를 비롯한 모든 유관 부문과의 적극적인 협업으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성공을 위한 R&D 차원의 기술 경쟁력을 제고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문제는 당분간 AVP본부의 리더십 공백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AVP본부의 경우 송 전 사장을 제외한 차석이 전무 급이었던 터라 내부 충원이 어려운 상태였다. 포티투닷 역시 새 리더를 영입하지 못했다. 당초 송 전 사장과 합을 맞춰온 최진희 포티투닷 부사장이 임시 대표 직을 수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삼성전자 부장 급으로 퇴임한 최 부사장을 승진시키기에는 다소 괴리가 존재했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만프레드 하러 사장 프로필. (그래픽=오현영 기자)

하드웨어 관련 제조 기술력을 강화할 적임자로는 정준철 신임 사장이 발탁됐다. 정 사장은 현대차는 물론 기아의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 구축 가속화라는 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최영일 현대생기센터 전무는 부사장에 오르며 국내생산담당 겸 최고안전보건책임자를 맡게 됐다. 전임인 이동석 사장은 용퇴하며, 최 신임 부사장에게 사내이사 직을 물려줄 예정이다. 현대차 브랜드 가치를 세계적 반열에 오른 공로를 인정받은 지성원 브랜드마케팅본부장 전무도 부사장에 올랐다.


현대차가 외부에서 영입한 신용석 부사장은 2대 HMG경영연구원장을 맡는다. HMG경영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싱크탱크다.


◆ 기아 윤승규, 북미 성과 인정…서강현, 2년만에 컴백 '기조 담당'


기아의 유일한 사장 승진자인 윤승규 신임 사장은 '정의석 식(式) 성과보상'과 맞닿아 있다. 윤 사장은 기아 북미권역본부장을 맡으며 현지 시장 지배력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그는 경쟁 심화와 관세 리스크 등 비우호적인 영업 환경 속에서 기아의 북미 판매 대수를 8% 이상 성장시켰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또 있다. 2년간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으로 근무한 서강현 사장이 현대차그룹 기획조정담당으로 복귀한 것이다. 기획조정담당은 지난해 말부터 장재훈 현대차그룹 완성차 담당 부회장이 겸직해 왔다. 그룹 내 손꼽히는 재무전략가인 서 사장은 그룹사 전반의 사업 최적화를 비롯해 투자, 인사, 재무 등을 총괄하게 된다. 서 사장의 이동으로 신임 현대제철 대표이사에는 이보룡  현대제철 생산본부장 부사장이 사장 승진과 함께 영전했다. 이 외 CEO 교체는 없으며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 대표이사의 부사장 승진만 있다.


장 부회장은 현대차그룹 미래 사업 및 기술 확보를 위한 그룹 차원의 시너지 제고와 민첩한 실행을 진두지휘 할 예정이다. 모빌리티·수소 에너지·로보틱스 등 그룹 핵심 미래 사업의 전반적인 추진 방향을 조율하고 사업간 유기적인 연계를 꿰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서강현 현대차그룹 기획조정담당 사장 프로필. (그래픽=신규섭 기자)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로 세대교체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예컨대 상무 신규 선임 대상자 중 40대 비율은 2020년 24% 수준이었으나, 올해 50%에 육박하는 수치로 성장했다. 이에 상무 초임 평균 연령은 올해 처음으로 40대에 진입했다. 아울러 전체 승진 대상자 중 30% 가까이 R&D와 주요 기술 분야에서 발탁·승진시켰다.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송 전 사장의 후임을 빠른 시일 내 선임할 계획"이라며 "송 전 사장 체제에서 수립한 SDV 핵심기술 양산 전개를 위해 차세대 개발 프로젝트를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 불확실성의 위기를 체질 개선과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 인적쇄신과 리더십 체질변화를 과감하게 추진했다"며 "SDV 경쟁에서의 압도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혁신적인 인사와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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