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호 기자] 토큰 증권이 기업공개(IPO) 시장의 병목 현상 심화를 해결할 한 가지 대안으로 제시됐다. 성장 자본의 선순환 고리를 복원하기 위해 증권형 토큰(STO)을 기업공개와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엑시트(Hybrid Exit) 전략이다.
최원영 블루어드 전무는 9일 딜사이트와 한국벤처캐피탈(VC)협회가 '코스닥 3000 시대, 혁신자본의 선순환 구조를 묻다'라는 주제로 공동 주최한 VC포럼에서 회수 시장의 다변화, STO라는 새 통로에 대해 강연했다. 최 전무는 하나증권에서 WM전략본부장과 디지털자산센터장 등을 역임한 뒤 디지털 자산 금융 전략 컨설팅 기업 블루어드에서 토큰증권 발행센터 센터장(전무)을 맡고 있다.
최 전무는 현재 국내 벤처 생태계의 투자와 성장 그리고 회수와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끊어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벤처 투자 시장에서 정책 자금에 대한 의존도는 높으나 회수의 핵심인 기업공개 시장은 긴 상장 소요 시간과 보호예수 규제 등으로 제 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인 투자자 비중이 84%에 달하는 코스닥 시장의 높은 변동성과 엄격한 상장 문턱은 초기 투자에 나서는 VC 업계에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 전무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혁신적 돌파구로 STO를 제안했다. STO는 암호화폐와 달리 자본시장법의 규제를 받는 합법적인 디지털 증권이다. 자체 블록체인이 아닌 기존 블록체인망 위에서 작동해 전통적인 주식이나 채권과 동일한 법적 효력을 지녀 배당권 및 의결권 등 주주 권리가 온전히 보장된다. 무엇보다 상장까지 수년이 걸리는 IPO와 달리 발행 후 대체거래소(ATS) 등을 통해 즉각적인 유통이 가능하다. 지분을 잘게 나누는 조각 투자를 지원하므로 보유 지분 전체가 아닌 일부만 단계적으로 유동화하여 회수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
국내 STO 시장은 2030년 367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는 현재 코스닥 시가총액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최 전무는 "벤처캐피탈 관점에서 STO는 회수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뿐만 아니라 보호예수 부담 없이 조기 유동화가 가능하다는 것이 강점"이라며 "기업 초기 단계에서 STO로 지분 일부를 조기 회수하여 유동성을 확보하고 이후 기업공개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STO와 IPO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엑시트 모델도 강조했다. 기업 초기 단계(시리즈 A~B)에서는 STO를 통해 지분 일부를 조기 회수하여 유동성을 확보하고 기업이 궤도에 오른 후 IPO를 통해 브랜드 가치와 자금 조달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VC는 회수 기간을 2년 이상 단축하고 IPO 대비 약 2.5배의 수익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제도적 환경도 구체화되고 있다. 올해 1월 자본시장법 및 전자증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으며 내년 2월 본격적인 시행과 함께 유통망이 열릴 예정이다. 최 전무는 "시행령과 시행 규칙이 완성되면 STO 시장은 폭발적으로 커질 것"이라며 "법 시행 전 VC들이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새로운 회수 통로를 확보할 최적의 시기"라고 강조했다. STO를 활용하기 위해 대형 VC는 자체 발행 플랫폼 구축과 관련 펀드 조성을, 중소형 VC는 증권사·법무법인 등과 컨소시엄 구성 및 유통 시장 펀드 참여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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