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차기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선거가 현직 김인 회장, 유재춘 서울축산새마을금고 이사장, 장재곤 종로광장새마을금고 이사장의 3파전으로 확정됐다. 이번 선거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금융사고, 개별 금고의 대규모 적자가 겹친 상황에서 치러지는 '위기 선거'로 평가된다. 조직 정상화와 신뢰 회복을 둘러싼 해법 경쟁에서 각 후보 간의 노선이 뚜렷하게 갈리며 전국 금고 이사장들의 표심에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일 새마을금고중앙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마감한 제20대 중앙회장 선거 본후보 등록 결과 김인·유재춘·장재곤 3명이 등록을 마쳤다. 선거는 오는 17일 충남 천안 MG인재개발원에서 전국 1260여개 새마을금고 이사장들이 직접 참여하는 직선제로 치러지며, 당선자는 내년 초 인수위원회 성격의 조직을 꾸린 뒤 3월 정식 취임한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중앙회장 교체를 넘어 새마을금고의 거버넌스와 사업 모델 방향을 가르는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부동산 PF 부실, 금융사고, 개별 금고의 대규모 적자에 이어 감독체계 일원화와 구조조정 압박까지 겹치며, 차기 회장의 리더십과 개혁 구상이 조직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조직 전반에 퍼져 있다.
현직 프리미엄과 위기관리 경험을 내세운 김인 회장의 '안정론', 새마을금고중앙회 희생과 권한 분산을 내세운 유재춘 이사장의 '개혁론', 홈플러스 인수 등 공격적 전략을 전면에 내건 장재곤 이사장의 '승부수'는 각기 다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1952년생인 김인 회장은 남대문새마을금고 이사장 출신으로, 2023년 말 박차훈 전 회장의 금품 수수 혐의로 인한 직무정지 이후 실시된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잔여 임기를 수행 중이다. 그는 취임 이후 '뱅크런' 사태 수습과 건전성 관리 강화를 전면에 내세워 왔다. 대규모 부실채권 매각과 충당금 적립을 통해 연체율을 점진적으로 낮추고, '비전 2030 위원회' 출범 등 중장기 전략 수립 작업도 병행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위기 국면에서의 현직 회장으로서 경험과 연속성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김 회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은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언론 보도와 내부 제보를 통해 제주 고급 리조트 무상 이용, 명품 벨트·의류 수수 의혹에 더해, 비위 연루 간부에 대한 '보은 인사' 논란, 관련 직원에게 현금 봉투를 건넸다는 정황까지 제기됐다. 시민단체는 이를 근거로 뇌물수수·직권남용·업무상 배임·증거인멸 교사 혐의 등을 들며 김 회장을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김 회장은 명품 벨트를 반납하는 등 일부 조치를 취했지만, 구체적인 해명은 아직 공개되지 않아 논란은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상태다.
1956년생인 유재춘 서울축산새마을금고 이사장은 국민대 경영대학원에서 기업경영 MBA를 수료했으며, 축산기업중앙회 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일선 현장에서 경영 위기를 직접 겪어본 경험을 내세우며, 새마을금고중앙회 체질을 '금고 중심' 구조로 바꾸겠다는 개혁 메시지를 전면에 내건 인물이다.
유 이사장은 출마선언문에서 "무너진 중앙회의 신뢰를 바로 세우겠다"며 중앙회를 '지시하는 조직에서 지원하는 조직'으로 완전히 전환하겠다고 공언했다. 그의 메시지는 한마디로 '희생하는 중앙회'로 요약된다. 새마을금고중앙회와 자회사가 금고 위에 군림하는 구조를 비판하며 "중앙회의 이익이 아닌 금고의 이익을 중심에 두겠다"고 강조했다. 금고 자율경영 보장, 경영 과정의 투명 공개, 권한과 책임의 금고 환원, 청년·서민을 위한 '따뜻한 금융' 복원 등이 핵심 공약이다.
특히 그는 "몇몇 세력에게 집중된 권한을 이사장들이 주체가 되는 건강한 중앙회로 바꾸겠다"고 밝히며 현 체제와의 차별화를 분명히 하고 있다. 또 "중앙회의 변화와 희생 없이는 일선 금고의 회복도 없다"는 그의 발언은 부실채권 정리와 적자에 시달리는 지방·중소 금고들의 정서를 정면으로 겨냥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다만 새마을금고중앙회 권한을 과감히 축소하고 금고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이 실제 제도·법 개정과 재무 여력, 감독당국과의 조정 과정에서 어느 정도까지 구현될 수 있을지는 현실적 과제로 남는다.
1959년생인 장재곤 종로광장새마을금고 이사장은 새마을금고 전국 실무책임자협의회장을 지낸 '현장 출신' 인물로, 한국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 전공 문학사 학위를 보유하고 있다. 당초 하마평에서는 상대적으로 뒤에 있었지만, 예비후보 등록과 동시에 내놓은 '홈플러스 인수' 공약으로 단번에 선거판의 주목을 받았다.
장 이사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앙회가 1조2000억원을 출자하고 MG 회원 대상 50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하면 외부 인수금융을 최소화해 최대 2조원을 조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홈플러스의 전국 100여개 점포와 수백개의 부동산을 물류 인프라로 활용해 도심형 물류센터·당일 배송·매장 픽업을 결합한 새로운 유통 플랫폼으로 키우고, 유료 멤버십과 MG 예적금 우대금리·수수료 면제 등을 연계하는 '금융·유통 결합 모델'을 제시했다.
다만 내부에서는 "우리 부실 털어내기도 바쁜데 무슨 홈플러스 인수냐"는 회의론이 적지 않다. 새마을금고 업권이 PF 부실과 부실채권 정리로 1조원대 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 대형 M&A까지 떠안는 것은 '과도한 승부수'라는 지적이다. 장 이사장의 공약이 참신함으로 표심을 자극할지, 현실성 부족이라는 역풍으로 돌아올지가 최대 변수로 꼽힌다.
상호금융업계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결국 인물 경쟁이 아니라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어떤 방향의 개혁을 선택할지 묻는 마지막 기회"라며 "안정과 개혁, 그리고 조직 이익과 서민금융이라는 가치 사이에서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새마을금고의 다음 4년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