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당근마켓이 '공룡급 플랫폼'의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네이버가 C2C(개인 간 거래) 사업에 본격 뛰어들면서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 시장의 재편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회사는 포장주문, 동네걷기와 같은 지역 커뮤니티 기능을 확대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결국 '활성 이용자 수'를 추가로 확보해야 현재의 시장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달 24일부터 카페 내 중고거래 서비스를 전면 개편했다. 기존 이웃 중고거래 페이지를 'N플리마켓'으로 변경하고 서비스 지역도 전국구 단위로 확장했다. 추가로 네이버는 '거래글 에디터 기능'을 도입해 네이버페이 결제 내역에서 해당하는 상품을 선택하면 관련 정보가 자동으로 입력되고 실제 구매한 상품임을 인증하는 태그를 부착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개선했다.
시장에서는 네이버가 본격적으로 국내 중고거래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국내 중고거래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자 네이버도 커머스의 한 축으로 C2C 사업을 키우려 한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국인터넷진흥권에 따르면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2023년 26조원에서 올해 최대 43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당근마켓도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네이버의 참전으로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 시장의 재편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간 해당 시장은 당근마켓·중고나라·번개장터 등 소위 '빅3' 업체가 점유율을 나눠 가졌다. 당근은 지역기반으로 생활용품 거래에 강점을 가진 반면 나머지 두 업체들은 중·고가 이상이나 전국 단위로 찾아야만 하는 희귀 제품을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의 사업영역이 나뉘는 양상을 보였다.
이에 당근마켓은 지역기반의 커뮤니티 기능을 확대하면서 경쟁력 제고에 나서고 있다. 실제 올해 8월 일부 지역에서만 시범 운영하던 음식 포장 서비스를 전국 단위로 확장하기도 했다. 특히 피자헛, BBQ, 배스킨라빈스 등 대형 외식프랜차이즈를 차례로 입점시키면서 단순 중고거래 플랫폼 이상의 기능을 갖추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오픈한 '당근 동네걷기' 서비스도 유사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해당 서비스는 당근 동네지도 탭에서 미션을 클릭하고 일정 걸음 수를 달성하면 보상을 제공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당근마켓은 이용자들이 당근 앱을 통해 우리 동네를 직접 경험할 수 있게 하고 연결의 재미를 알아갈 수 있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당근마켓이 '활성 이용자 수'를 추가로 확보하지 못한다면 현재의 시장지위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는게 업계 중론이다. 양사의 가장 큰 차이점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이기 떄문이다. 현재 당근마켓은 국내 기준 누적 가입자가 4300만명에 달하지만 MAU는 2000만명 수주으로 알려져있다. 이는 가입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사실상 앱을 방치하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네이버는 MAU가 4300만명에 달한다. N플리마켓을 적극적으로 홍보한다면 시장 점유율을 상당부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장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특히 네이버가 구매자 친화적인 사업모델을 내세웠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발생한다. 현재 당근마켓은 자체 안전거래(안심거래) 서비스 이용시 3.5%의 수수료를 구매자에게 부과하고 있다. 다만 네이버는 3.3%의 수수료를 판매자에게 부담시키고 있으며 네이버페이 기반의 안전거래 시스템 도입과 분쟁조정센터까지 설립했다는 점에서 비교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네이버가 본격적으로 C2C 시장에 뛰어들게 되면서 기존 업체들도 각자 생존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을 것"이라며 "결국 많은 수의 활성 이용자 수를 확보하는 것이 선결과제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당근마켓은 "동네걷기, 포장 주문과 같은 서비스는 당근이 추구하는 가치인 이웃과 연결되고 동네를 직접 경험할 수 있게 하는 맥락"이라며 "당근은 다양한 기능을 통해 이용자들이 당근 앱을 통해 우리 동네를 직접 경험할 수 있게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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