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당근마켓이 외형과 내실을 함께 다지며 본격적인 기업가치 끌어올리기 작업에 돌입했다. 회사는 그간 다수의 벤처캐피탈(VC)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3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아직까지 장외주식시장에서의 주가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기존 투자자들의 성공적인 투자금 회수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기업가치 상승이 불가피한 만큼 전방위적인 수익다각화·실적개선 노력을 통해 최종적으로 IPO(기업공개)에 도전할 것이라는 시장 관측이 나온다.
당근마켓은 앞선 2021년 8월 시리즈D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당시 리드 투자사인 DST글로벌과 신규 투자사 레퍼런스파트너스, 에스펙트매니지먼트는 물론 소프트뱅크벤처스아시아, 카카오벤처스 등 다수의 VC들이 참가했다. 해당 투자건으로 유치한 금액은 총 1789억원으로 투자자들은 당근마켓의 기업가치를 약 3조원으로 평가했다.
해당 투자에 참가한 VC들은 당근마켓의 초고속 성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실제 이 회사의 월간 이용자수(MAU)는 2018년 50만명→2019년 180만명→2020년 480만명→2021년 1420만명으로 연평균 3배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당근마켓의 가입자 수는 2021년 2100만명을 넘어서며 당시 통계청이 발표한 대한민국 전체 가구 수(2092만)을 상회했다.
그 결과 당근마켓의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도 자연스럽게 상승해왔다. 2016년 12월 13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받을 당시만 해도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80억원으로 점쳐졌으나 2018년 4월 시리즈 B 투자에서는 기업가치가 400억원(투자금 57억원)으로 5배나 뛰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듬해 9월 진행된 시리즈 C 투자에서도 당근마켓은 총 4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기업가치 3000억원을 인정받았다.
다만 비상장 주식 시장에서 바라보는 당근마켓 기업가치는 그간의 기대치를 하회한다. 실제 장외주식 거래플랫폼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이달 28일 기준 이 회사의 주가는 24만5000원으로 시가총액은 2조3344억원 수준이다. 시리즈 D 투자로부터 4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기업가치가 오히려 후퇴한 실정이다.
이는 당근마켓이 그간 보여준 폭발적인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현재 당근은 국내 가입자 수가 4300만명에 달하면서 더 이상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더해 광고를 제외한 추가적인 수입원 역시 부재한 상태다. 실제 아직까지도 당근마켓의 광고 매출은 전체의 99%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당근마켓은 현재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팔을 걷어 붙이고 있다. 기존 중고거래 서비스 외에중고차·부동산·일자리 중개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장하는 것은 물론 당근페이와 해외법인을 통한 페이먼트서비스, 글로벌사업에 적극적인 투자도 이뤄지고 있다. 이는 광고 매출이 줄어들 경우를 대비해 외형을 확장하고 신규 수입원을 발굴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당근마켓은 올해 내실 다지기 작업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6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권고사직을 단행했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비용 효율화를 통해 실적을 개선시키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마침 당근마켓의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은 12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8% 증가했으며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119.3% 급증한 349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당근마켓의 최근 행보들이 성공적인 IPO를 위한 사전 준비작업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기존 VC들의 투자금 회수와 신규사업에 대한 투자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라도 당근마켓의 IPO는 필연적이라는 업계 중론이다. 결과적으로 외형 확장과 실적 개선을 병행하는 것은 IPO 과정에서의 기업가치 산정에 유리한 밑그림을 그리기 위함이라는 해석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현재 장외주식시장에서 당근마켓의 시가총액이 기존 시리즈 D 투자 당시보다 낮게 책정됐다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며 "결국 당근마켓 입장에선 향후 IPO를 위해서라도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현재 IPO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