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유니콘' 육성은 혁신 성장을 위한 정부의 핵심 과제다. 기술보증기금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126곳의 유망 스타트업을 예비 유니콘으로 선정해 8000억원에 달하는 특별보증을 지원했다. 기보는 이들의 글로벌 기업 도약을 기대했지만 투자금 상환 시기가 도래한 지금 현실은 냉혹하다. 다수가 심각한 경영난에 처했고 일부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거나 파산 절차를 밟았다. 재무적 부담은 고스란히 보증 기관인 기보와 국민 몫이 됐다. 세비를 들인 유니콘 프로그램을 살펴본다.
[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초소형 프린트 기술을 근거로 성장한 네일아트 프린팅 기업 디에스글로벌은 2019년 기술보증기금의 예비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됐지만 6년 만에 회사는 존폐 기로에 서 있다. 디에스글로벌은 세계 최초 초소형 네일프린터인 '네일팝(NAILPOP)'을 개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 무대에 올라 주목 받았지만 최근에는 실적 부진과 차입 부담이 겹치며 생존을 걱정하는 지경에 몰린 것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디에스글로벌은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매출 600억원을 기록하며 최고 매출을 기록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오프라인 판매망과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최근 사세가 급격히 기울었다. 마케팅과 재고관리 비용이 불어나면서 적자가 누적된 결과로 이 회사는 2023년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갔다. 지난해 회사의 매출액은 294억원으로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반토막난 상태다.
관계자들은 최근의 문제가 유동성 경색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디에스글로벌은 올해 6월 만기가 도래한 64억원 대출을 제때 상환하지 못했는데 예비유니콘 선정 기관인 기보가 보증 책임을 질 것으로 보인다. 기보는 대위 변제 후 채권자로 전환해 운전자금 지원 축소와 추가 담보 요구 등 후속 조치를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디에스글로벌의 네일팝 판매가 부진한 요인으로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고질적 함정 문제를 지적한다. 차별화한 기술로 초기 주목을 받았지만 생산 단가와 A/S 체계, 유통 파트너십, 반복 구매를 이끌 소프트웨어·콘텐츠 생태계 구축이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팬데믹 기간 뷰티 소비의 온라인 전환, 네일 스티커·프레스온 등 대체재 확산도 수요를 분산시켰다.
일부에선 모바일 앱·구독형 카트리지 등 고마진 반복매출(MRR) 모델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B2C 대신 네일살롱, 프랜차이즈 등을 겨냥한 B2B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초소형 프린트 특허 기술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구축도 대안으로 떠오른다.
투자자들은 기업의 존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초기 기보의 예비유니콘 타이틀을 바탕으로 확보했던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해진 탓이다. 핵심 비핵심 사업부 재편, 외부 파트너와 공동개발(JDM) 확대 등을 위해선 추가 투자금 유치가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기존 투자금에 대한 상환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에서 신규 자본 유치는 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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