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유니콘' 육성은 혁신 성장을 위한 정부의 핵심 과제다. 기술보증기금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126곳의 유망 스타트업을 예비 유니콘으로 선정해 8000억원에 달하는 특별보증을 지원했다. 기보는 이들의 글로벌 기업 도약을 기대했지만 투자금 상환 시기가 도래한 지금 현실은 냉혹하다. 다수가 심각한 경영난에 처했고 일부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거나 파산 절차를 밟았다. 재무적 부담은 고스란히 보증 기관인 기보의 몫이 됐다. 국민 세금이 투입된 이 유니콘 육성 프로그램을 진단한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김현호 기자] 기술보증기금이 예비유니콘 특별보증을 지원해 주목받았던 에스엠랩은 최대주주 금양으로 인한 리스크가 현실화 했다는 지적을 얻는다. 금양 자체가 사업 존속력을 의심받으면서 이들이 자회사에 유상증자를 해줄 여력이 사실상 전무해져 재무 부담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에스렘랩에 투자한 한국투자파트너스와 스틱벤처스, DSC인베스트먼트 등 벤처캐피탈(VC) 업계에도 불똥이 튀었는데 업계에선 기업의 부풀린 밸류만 믿었던 기보의 평가시스템이 부실을 걸러내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에스엠랩 모회사인 금양은 지난 3월 21일 회계법인의 감사의견 거절 통보 이후 주식 거래가 중단됐고 한국거래소의 개선기간은 내년 4월 14일까지 예정된 상황이다. 그간 금양은 사우디계로 알려진 투자사(SKAEEB T&I) 대상 유상증자를 네 차례나 연기해 신뢰 하락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얻는다. 납입이 다시 미뤄지거나 무산되면 상장폐지 대상으로 전락할 수 있다.
금양이 퇴출 위기에 몰리면서 배터리 양극재 전문 기업 에스엠랩의 자금줄도 끊길 위기다. 금양은 2023년 10월 에스엠랩 지분 약 22%를 1150억원에 인수했고 지난해에는 400억원 규모의 자금도 지원(대여)했다. 에스엠랩은 이미 두 차례 기업공개(IPO)에 실패했고 거래소는 설비투자 재원 조달 계획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특례상장을 불허했다. 또 올해 상반기까지 쌓인 적자만 144억원에 달하고 매출도 줄곧 감소하고 있어 추가 자금 유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최대 주주 금양의 자금 경색이 길어질수록 에스엠랩의 브리지·후속 투자 유치도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평가다.
벤처투자 업계의 고민도 깊다. 다수의 하우스가 에스엠랩에 총 1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는데 회수가 불투명해져서다. 상반기 기준 스틱벤처스는 2개 펀드로 이 회사 지분 5%를 보유하고 있다. 윈드윈인베스트먼트는 3.85%를, DSC인베스트먼트와 한국투자파트너스는 각각 2.71%, 4.15%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략적투자자(SI)의 회수 시나리오가 흔들리면 프로젝트 펀드 성격의 투자자는 엑시트 동력이 더 약해진다"며 "에스엠랩은 추가적인 SI를 확보해 리파이낸싱 가시성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에스엠랩이 부실기업으로 지정되면서 기보의 평가시스템도 허점투성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에스엠랩은 2021년 7월 기보의 예비유니콘 특별보증 대상에 선정됐다. 선정 작업은 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 등 정량 요건과 기술·성장성 평가를 통해 진행됐다. 정책적 취지는 스케일업 금융 지원이지만 선정 문턱이 외부 지표에 의존한다는 지적이다. 배터리 업계가 침체기에 빠지면서 기준 자체가 무색해졌다는 평가다.
정책금융의 성장 인증이 기업 구조 리스크를 걸러내야 하는데, 예비유니콘 제도는 평가 및 사후관리 체계까지 문제가 만연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에스엠랩은 예비유니콘 선정 이후 같은 해 12월 45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유치를 했다. 투자사에는 한국산업은행과 KT&G를 비롯해 뮤렉스파트너스, SV인베스트먼트 등이 이름을 올렸다. 공공기관이 예비유니콘 기업임을 인증하자투자사들이 상당히 몰린 셈이다. 기보 관계자는 "특별 보증을 받은 기업들이 있기에 보증 부실화에 대응할 계획"이라며 "민간에서 투자 유치를 받을 수 있도록 여러 지원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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