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NH농협은행은 시중은행 중 가장 뛰어난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올 들어 대부분 은행들의 NPL(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커버리지비율이 하락세를 보인 것과 달리, 농협은행은 지난해 수준을 지켜내며 독주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 기준 200%를 웃돈 곳은 농협은행이 유일하다.
농협은행의 이런 관리 기조는 과거 조선·해운업 부실 여신 사태를 겪으며 대규모 충당금 적립과 상각을 단행한 경험이 밑바탕이 됐다. 당시 농협금융 차원의 '빅배스(Big Bath)' 전략을 통해 부실자산을 대대적으로 정리한 이후, 충당금 확충과 상·매각을 병행하며 안정적인 건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6월 말 기준 NPL커버리지비율은 214.26%로 집계됐다. 이는 5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으로, 두 번째인 국민은행(189.10%)과도 25%포인트 이상 격차를 보였다. 지난해 말(214.51%)과 사실상 동일한 수준으로, 올해 1분기 다소 하락(197.81%)했지만 곧바로 개선세로 전환, 독보적인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농협은행의 NPL커버리지비율은 과거 시중은행 중 최하위 수준에 머문 적도 있다. 조선·해운업계 부실 여파가 농협은행에 그대로 전이되면서 NPL이 급격히 늘어나면서다. 이로 인해 농협은행의 NPL비율은 2015년까지 2%를 넘었고, NPL커버리지비율은 2016년말 56.45%, 2017년 1분기 55.84%까지 추락했다.
그러나 2016년 농협금융 차원의 빅배스가 단행되면서 농협은행 역시 대대적으로 NPL을 정리했다. 2015년 9599억원이던 농협은행의 NPL 상각 규모는 2016년 2조2085억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특히 문제가 됐던 기업부문 NPL 상각 규모는 1조9333억원으로 전체의 87.5%를 차지했다.
이후에도 농협은행은 NPL 축소 작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갔다. 2016년 한때 3조원을 웃돌았던 NPL 잔액은 2018년 상반기 들어서 2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이어 감소세가 계속되면서 2021년부터 2023년 중반까지는 1조원 미만 수준으로 NPL 잔액을 유지하기도 했다.
손실흡수능력 지표 역시 빠른 속도로 개선됐다. 농협은행의 NPL커버리지비율은 2019년말에야 100%를 넘어섰지만 이후로 명확한 우상향 흐름을 지속했다. 2021년말 200%를 넘어선 뒤 2022년에는 3분기 314.54%까지 비율을 높이기도 했다. 당시 NPL 잔액 역시 6036억원으로 역대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2023년에도 높은 수준은 지속됐다. 2023년 농협은행의 커버리지비율은 ▲1분기 246.21% ▲2분기 286.55% ▲3분기 277.63% ▲4분기 282.27%를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주춤했던 지난해 역시 줄곧 200% 수준을 지켜나갔다.
그간 충실히 관리했던 NPL 규모는 지난해부터 확연한 증가 흐름을 보였다. 농협은행의 NPL 잔액은 지난해 3분기 1조4840억원, 4분기 1조6314억원을 기록한 후 올해 1분기 1조8064억원까지 확대됐다. 2분기 들어 1조5136억원으로 다소 축소됐지만 규모 면에서는 2019년 수준으로 회귀했다.
대손충당금 규모는 2023년부터 3조원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NPL 확대 속도가 커지면 NPL커버리지비율 역시 200%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 다만 농협은행의 관리 능력은 여전히 시중은행 중 최상위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상·매각 확대를 통해 현 수준의 NPL커버리지비율을 지속시킬 가능성도 있다. 농협은행은 올해 2분기에만 총 7607억원 규모의 상·매각을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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