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네이버가 왈라팝·포시마크·크림·소다·킥애비뉴 등을 통해 글로벌 개인 간 거래(C2C) 시장을 아우르는 거대한 판을 짜며 AI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북미와 유럽, 아시아 주요 플랫폼을 손에 쥔 네이버는 검색·광고·결제·AI 기술을 얹어 새로운 리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스페인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왈라팝 지분 100%를 인수하며 유럽 시장 거점을 확보했다. 이미 2021년과 2023년에 일부 지분 투자를 진행했지만 이번에 약 6000억원을 추가 투입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월간 활성 이용자 1900만명을 보유한 왈라팝은 생활용품부터 전자기기, 자동차까지 아우르며, 이탈리아와 포르투갈 등 남유럽 시장으로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북미에서는 2023년 1조6000억원에 인수한 패션 C2C 플랫폼 포시마크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 김남선 네이버 전략투자부문 대표가 포시마크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되면서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네이버 내부 DNA를 이식해 성장 모멘텀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포시마크는 이용자 1억5000만명 이상을 확보한 북미 1위 패션 리셀 플랫폼으로 네이버 인수 이후 수익성이 개선되며 올해 2분기에는 예상보다 빠른 EBITDA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아시아 지역에서도 확장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1위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을 중심으로 일본 최대 플랫폼 '소다와'의 경영 통합을 통해 한일 시장을 장악했으며 태국 '사솜'과 인도네시아 '킥애비뉴', 싱가포르 '캐러셀', 프랑스 '베스티에르 콜렉티브' 말레이시아 '스니커라' 동남아시아 '부칼라팍' 등에도 전략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나아가 최근 크림은 앱 내 '중고' 탭을 신설하며 명품 리커머스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자회사 시크·PAP을 통한 시범 운영으로 시장성을 확인한 뒤 럭셔리와 빈티지 수요 확대에 맞춰 서비스를 확장한 것이다.
네이버가 C2C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인공지능(AI) 학습에 최적화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B2C 거래가 가격과 스펙처럼 구조화된 데이터 중심이라면 C2C는 거래 배경, 후기, 대화, 추천 등 맥락이 담긴 비정형 데이터가 쌓인다. 네이버는 이를 커머스 AI 에이전트와 대화형 검색 서비스 'AI 탭' 등에 활용할 복안이다. 실제 네이버는 최근 도입한 AI 브리핑은 검색 클릭률을 높이고 사용자 체류 시간을 늘리는 성과를 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올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에서 "왈라팝 인수의 핵심은 데이터 확보와 C2C 시장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라며 "AI 에이전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결국 데이터의 다양성과 맥락이 중요한데 C2C야말로 가장 풍부한 롱테일 커머스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C2C는 이용자 커뮤니티, 상품 정보, 트렌드 데이터가 결합된 서비스로 이를 기반으로 판매자와 창작자 육성을 지원하고 광고·상거래 기회로 확장하는 것이 네이버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검색과 광고 기술이 접목되면 왈라팝 역시 큰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역시 네이버의 전략을 단순한 C2C 확장 그 이상으로 본다. 아마존이 장악한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에서 네이버는 C2C라는 틈새를 파고들어 데이터와 AI를 앞세운 차별화에 나섰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C2C는 MZ세대 문화와 순환경제 트렌드가 맞물려 폭발적으로 성장할 시장"이라며 "네이버가 확보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데이터는 AI 시대 새로운 커머스 표준을 만드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