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비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해상 안보 지형을 바꿀 3조원 규모의 차기 호위함 도입 사업(SNEP II) 수주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최소 3조원대 이상으로 추산되는 대규모 함정 시장의 주도권을 쥐어온 독일·프랑스 연합군의 공세 속에서도 한국의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판세를 주도하는 배경에는 사우디가 한국에 '꽂힐 수밖에 없는' 압도적인 디테일이 숨어 있다. 유럽이 외면한 기술 이전과 납기 준수라는 사우디의 절박한 요구를 파고든 K-조선의 실전형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방산업계에서는 사우디가 유럽산 명품 대신 한국 호위함에 주목하는 이유로 '기술 폐쇄주의'의 벽을 깬 점을 꼽는다. 그간 독일의 TKMS나 프랑스의 네이벌그룹 등은 핵심 기술 이전에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며 완제품 위주의 수출 전략을 고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자국 내 방산 자립도를 높이려는 사우디의 '비전 2030' 정책과 배치되는 지점이다.
반면 한국은 아람코와 합작해 건설한 중동 최대 규모의 IMI(킹 살만 합작 조선소)를 거점으로 "단계적 현지 생산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으며 사우디의 실익을 파고들었다.
또 한국 조선사들은 사우디의 실익을 파고드는 파격적인 제안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먼저 수주전에 공을 들여온 HD현대중공업은 아람코와 합작해 건설한 중동 최대 규모의 IMI(킹 살만 합작 조선소)를 거점으로 "단계적 현지 생산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카드를 꺼냈다.
실제로 주원호 HD현대중공업 사장은 최근 리야드에서 열린 'WDS 2026' 현장에서 "IMI를 활용하는 현지 건조 및 산업 협력 전략으로 차기 호위함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히며, 단순히 무기를 파는 것이 아닌 사우디의 방산 자립을 돕는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한화오션 역시 최신형 함정 설계와 검증된 전투 체계를 바탕으로 사우디 맞춤형 현지화 전략을 내세우며 맹추격 중이다.
무엇보다 당장 실전 배치가 급한 사우디의 안보 상황이 한국 조선사들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예멘 반군 등의 위협으로 홍해의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고질적인 공급망 문제로 함정 건조 기간이 불투명한 유럽보다는 '약속한 날짜는 반드시 지키는' 한국의 손을 잡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은 폴란드 등과의 거래에서 입증했듯 '약속한 날짜는 반드시 지킨다'는 신뢰를 쌓아왔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의 6000t급 호위함 'HDF-6000'은 이미 검증된 설계 플랫폼을 기반으로 해 제작 속도 면에서 유럽 경쟁사들을 압도한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수주전에서 한국은 LIG넥스원의 정밀 유도무기 체계와 STX엔진의 동력원 기술을 아우르는 '통합 패키지'를 제안했다. 이는 함정 건조를 넘어 운용 단계에서의 현지 MRO(유지·보수) 자립화를 요구하는 사우디 국방부의 니즈를 정확히 관통했다는 평가다. 개별 조선사는 치열하게 경쟁하되, 탑재되는 무장과 엔진 등 후방 생태계는 '한국형 방산 패키지'로 묶여 시너지를 내는 구조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사우디 입장에서는 성능은 글로벌 표준에 버금가면서 납기는 로켓처럼 빠르고, 만드는 노하우까지 전수해준다는 한국의 제안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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