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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11번가 콜옵션 재도래…배신 당한 FI 또 '긴장'
서재원 기자
2025.08.13 07:01:09
SK스퀘어, TF 꾸려 논의…6300억 부담에 CB 발행으로 상환 유예 가능성
이 기사는 2025년 08월 13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1번가 지배구조·지분율 현황. (그래픽=신규섭 기자)

[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SK그룹이 계열사에 투자한 재무적투자자(FI)의 자금을 차례로 상환하면서 그 훈풍이 11번가로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SK그룹이 한 차례 포기했던 11번가의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시점이 조만간 다시 도래하기 때문이다. SK그룹은 테스크포스(TF)를 꾸려 콜옵션 행사 등을 다각도로 논의 중이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시장 신뢰 회복 차원에서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그렇더라도 6300억원이라는 대규모 상환 자금을 마련할 여력이 없어 일부는 전환사채(CB) 등 발행을 통해 상환을 유예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의 11번가 콜옵션 행사 시점이 오는 10월3일 도래한다. 행사 기간은 12월까지로 약 두 달간 SK스퀘어는 FI의 자금을 상환할지 결정해야 한다. 이번 콜옵션 행사는 지난 2023년 SK스퀘어가 한 차례 권리를 포기한 데 따른 재행사다.


지난 2018년 11번가는 나일홀딩스 컨소시엄(H&Q·국민연금·새마을금고)으로부터 5000억원을 투자 받으면서 콜앤드래그 조항을 삽입했다. 11번가가 5년 내 상장하지 못할 경우 최대주주 SK스퀘어가 FI 지분을 상환(콜옵션)하고, 만약 해당 권리를 포기할 경우 FI가 최대주주 지분까지 묶어 매각(드래그얼롱)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동안 대기업과의 거래에서 콜옵션 행사는 관례처럼 여겨졌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11번가의 상장이 무산되더라도 드래그얼롱 발동 전 SK그룹 차원에서 콜옵션을 행사할 것이라는 신뢰가 있었던 것이다. 특히 콜옵션은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계상되는 만큼 11번가 측의 편의를 봐준 투자 방식이기도 했다. 하지만 11번가가 IPO에 실패하자 SK스퀘어는 끝내 콜옵션 행사를 거부하며 사실상 11번가를 포기하는 선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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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SK스퀘어는 자체적으로 TF를 꾸려 11번가 콜옵션 행사를 두고 다각적으로 논의 중이다. 구체적으로 콜옵션 행사 여부를 결정한 단계는 아니지만 업계에서는 이번에는 SK그룹이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실적으로 11번가 매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SK그룹이 자본시장 신뢰 회복 차원에서라도 FI 자금을 상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11번가 구원투수로 나섰던 투자자 중 한 곳은 국내 최대 기관 투자가인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은 11번가에 총 3500억원을 투자했지만 콜옵션 포기 사태로 7년째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수익률이 연간 10%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이미 1000억원 이상의 기회비용을 지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연금은 SK이노베이션·SK스퀘어 등 그룹 계열사의 주요 주주기도 하다.


최근 SK그룹이 잇달아 계열사 투자자들의 자금을 상환하고 있는 점도 11번가 FI들이 콜옵션 행사를 기대하는 요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IMM크레딧앤솔루션(ICS)의 SK엔무브 투자금을 상환한 데 이어 MBK파트너스 컨소시엄 등이 SK온에 투자한 자금  전액을 돌려줬다. 이들 역시 투자회사의 IPO를 조건을 SK그룹과 콜앤드래그 조항을 맺었다. 11번가 사례와는 반대로 SK그룹이 콜옵션을 행사하면서 성공적으로 투자금 회수를 완료했다.


SK스퀘어가 이번에 11번가 콜옵션을 행사한다면 상환 자금은 총 6300억원 가량에 달할 전망이다. 11번가 투자원금 5000억원에 SK스퀘어가 투자 당시 FI에게 보장한 내부수익률(IRR) 3.5%를 더한 금액이다. 상환 규모가 적지 않은 만큼 일각에서는 SK스퀘어가 일부만 현금으로 상환하고 나머지는 자사 전환사채(CB) 등을 발행해 자금 상환을 미룰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다만 SK스퀘어가 11번가 콜옵션을 포기했던 사유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콜옵션을 포기할 당시 SK스퀘어는 11번가의 기업가치가 투자 당시(2조7000억원)의 절반 아래로 떨어진 상황에서 FI 지분을 되사는 게 SK스퀘어 주주에 대한 배임이라 판단했다. 2년 전과 비교해 11번가 기업가치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만큼 여전히 배임 논리는 유효하다는 지적이다. 작년 말 기준 11번가의 기업가치는 82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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