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뒤 공급 물량 확대, 공공 주도의 주택 공급 전환 등 건설 부동산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리모델링, 모듈러주택, 원전·SMR 등 새 정부의 정책 기조와 맞물린 사업 분야가 주요 건설사들의 신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각 분야에서 기술력과 수주 실적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 대표 건설사들의 전략과 성과를 조명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질 좋은 공공주택의 적극 공급'을 강조하면서 주택 공급 속도와 품질을 모두 높일 수 있는 모듈러 주택이 주택정책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공공임대주택에서 모듈러 공법을 적극 도입하는 있는 추세인데다 이 대통령의 공공주택 확대 기조에 힘입어 모듈러 주택 시장 확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이재명 정부 '질 좋은 공공주택' 공급 가속 예고…모듈러 주택 급성장 기대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주택 공급 확대를 강조하며 "기존 주택 공급 계획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며 주택 공급 속도를 강조했다. 특히 "공공이 앞장서 값싸고 질 좋은 주택을 공급하겠다"며 공공주택 확대를 핵심 기조로 제시했다.
이러한 새 정부의 공급 기조 속에서 단기간 내 다량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모듈러 주택이 정책 실행 수단으로 꼽힌다. 모듈러 주택은 건축물의 구조체를 공장에서 사전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공사 기간 단축은 물론 공사 중 사고 위험이나 환경오염 발생도 줄일 수 있다. 또 공장 제작 방식 특성상 품질 균일성과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 친환경·안전 건설 기조와도 부합한다는 평가다.
장형제 한양대학교 스마트융합공학부 교수는 "모듈러 주택은 최근 들어 건설 산업의 생산성 저하와 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친환경 정책과도 부합해 앞으로 더욱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 들어 주택 공급 확대 기조가 뚜렷한 만큼, 모듈러 주택이 핵심 공급 수단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큰 데다 국토교통부도 관련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실제 모듈러 주택시장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으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모듈러 시장 규모는 2018년 123억원에서 2022년 1757억원으로 4년 만에 14배 성장했다. 오는 2030년에는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 모듈러 시장 선두 GS건설·현대엔지니어링, 공공주택 확대에 수혜 기대
이 같은 상황에서 모듈러 주택에서 선두주자로 꼽히는 GS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참여 기회도 한층 넓어질 전망이 나온다 공공주택 공급 확대와 맞물려 모듈러 공법 도입이 본격화될 경우, 이미 기술력과 시공 경험을 입증한 기업이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GS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 가장 공격적으로 모듈러 주택 사업에 뛰어들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LH에서 발주한 강화신문 2단지 모듈러 주택을 성공적으로 완공했다.
2020년 설립한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를 통해 생산부터 시공까지 전 과정을 직접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자이가이스트는 아산에 약 8500평 규모의 스마트 공장을 운영 중이며, 연간 약 300가구의 모듈러 주택을 생산할 수 있다. 공장에서 모듈을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공사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동시에 품질 균일성과 시공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다.
자이가이스트는 2023년 처음 매출을 기록했다. 당시 매출은 14억원에 불과했으나, 2024년에는 149억원으로 전년 대비 크게 성장했다. 다만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적자는 지속돼 수익성 개선이 과제로 남아 있다. 2023년 순손실은 28억원이었고, 2024년에는 55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설립 이후 아직 흑자전환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GS건설이 꾸준히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만큼 외형 성장에 힘입어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
GS건설 관계자는 "새 정부의 주택 공급 방식 다변화와 공공 개발 확대 기조 속에서 모듈러 주택이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내 시장에서는 스틸 구조 모듈러 공동주택 활성화를 지속 추진하고, 13층 이상 고층 모듈러 주택 사업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대엔지니어링도 기술력과 시공 실적을 앞세워 모듈러 주택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공공임대주택 분야에서 다수의 실적을 쌓으며 시공 품질과 공기 단축 효과를 입증했고, 고층화 기술력에서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현재는 계룡건설과 함께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 5-1L5BL 구역에서 총 1327가구 규모의 공공주택을 건설 중이다. 이 중 12층 규모의 모듈러 2개동(450가구, 900모듈)은 국내 최대 규모로, 현대엔지니어링이 설계부터 시공까지 전담하며 규모 면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아울러 현대엔지니어링은 국내 최초로 13층 초고층 모듈러 주택을 완공한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2023년 준공된 '용인 영덕 경기행복주택'은 국내 최고층 모듈러 건축물로 평가받으며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모듈러 전용 실험동 'H모듈러랩'을 구축해 성능 검증과 기술 개발을 병행하는 등 연구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간의 시너지 효과도 주목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제철과 함께 고강도 강재를 활용한 경량 구조 모듈러 기술을 공동 개발 중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현재 구조 접합부, 내화 성능 등과 관련한 22건의 지식재산권을 보유하는 등 독자적인 모듈러 건축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며 "고층화와 대형화를 위한 핵심 기술 개발과 함께 시장 확대를 대비해 다양한 모듈러 상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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