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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보단 신뢰" 수습에만 최대 9조…책임경영 '사활'
전한울 기자
2025.07.09 07:00:33
재무부담·배당 불확실 속 실적전망 하향에도…고객 신뢰 재건에 '방점'
이 기사는 2025년 07월 08일 17시 3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4일 SK텔레콤 본사에서 열린 '책임과 약속' 기자 간담회에서 유영상 대표가 사과하는 모습. (제공=SK텔레콤)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SK텔레콤이 사이버 침해사고에 따른 '고객해지 위약금'을 면제하기로 하면서 사태 수습을 향한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당장 위약·과징금  및 고객보상 등 직접적인 수습안을 비롯해, 향후 보안투자 같은 사후조치까지 포함하면 최대 9조원대 비용 지출이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진다.


인공지능(AI) 매출 비중이 여전히 미미한 상황 속 통신 부문서 비용 전반을 상쇄해야 하지만, 60만명대에 달하는 이탈 고객과 단통법 폐지 계획 등을 고려하면 올 하반기 대대적인 판촉비 부담도 대폭 가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기업가치와 직결되는 배당 부문도 한층 불투명해진 가운데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당분간 손실을 감수하고 시장·고객 신뢰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는 '정공법'에 사활을 걸 전망이다.


SK 내부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는 "SK텔레콤은 최근 사이버 침해사고와 관련해 단순 사태수습을 넘어 시장, 고객 신뢰를 다시 다지는 데 전사적 역량을 총동원할 계획"며 "앞선 잘못을 인정하고 성찰하며 고객들에게 신중히 다가서겠다는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 실적 전망치가 일부 하향조정 되더라도, 이에 굴하지 않고 신뢰쌓기에 최우선적으로 매진해 중장기적인 시장 반등을 정조준할 것"이라며 "당장 재무부담 가중이 불가피하지만, 매년 적절히 분담하는 방식으로 추후 경영 활동에 미칠 영향을 최대한 줄여나갈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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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이러한 움직임은 향후 수조원대의 재무부담 및 기업가치 저하에도 불구하고 기업 신뢰 및 브랜드 가치 재건에 기업 사활을 걸겠다는 복안이다. 눈 앞에 보이는 이익 보다는 그동안 믿어준 고객들에 대한 보답과 빠른 신뢰 회복에 당장의 손실은 감수하겠다는 모습이다. 


앞서 SK텔레콤은 4일 민관합동조사단이 '사이버 침해사고 조사결과'를 발표한 직후 긴급 이사회 등을 거쳐 ▲위약금 면제 ▲5000억원 규모의 고객 보상안 ▲향후 5년간 총 7000억원 규모의 정보보호 투자 등 내용을 담은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위약금 면제 범위를 '이달 14일까지 해지하는 가입자'로 확대하며 이번 사태 책임을 온전히 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날 유영상 대표는 "이번 침해사고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사과 드리고, 고객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수준의 정보보호 체계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재차 고개를 숙였다.


이에 따라 불어나는 재무부담 역시 SK텔레콤 몫이다. 위약금 면제 및 고객 이탈에 따른 손실 전망치는 약 7조원 수준이다. 앞서 유영상 대표는 5월 국회 청문회에서 '위약금 면제 이후 이탈 고객이 250만~500만까지 늘게 되면 향후 3년간 총 7조원대의 손실이 전망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이 회사 연간 영업이익의 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손실 조짐은 이미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SK텔레콤은 4일 공시를 통해 올해 매출액 전망치를 기존 17조78000억원에서 17조원으로 하향조정했다. 당장 시행 예정인 5000억원 규모의 고객 혜택을 비롯해 시장상황 전반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재무부담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과징금 등 추가 변수가 상존하기 때문이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명시된 '전체 매출액의 3%' 기준을 적용하면, 과징금 액수는 최대 3800억원대에 달한다. 위약금·과징금 이슈부터 고객이탈 및 사후대처까지 모든 비용을 합하면 손실 규모는 최대 9조원대에 육박하게 된다.


이처럼 손실 규모가 불어나면서 '실적 전망치가 추가 하향조정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SK텔레콤이 매출 전망치를 공시하며 8000억원을 하향조정했지만, 추후 비용 산정이 얼추 가능한 상황이 오면 이보다 큰 폭의 하향 전망치를 추가로 내놓을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 수준에서 연간 영업이익도 기존 전망치 대비 30~40% 가량 감소할 것"이라며 "가입자 이탈률이 아직 미지수고 통신요금제도 모두 제각각이라 손실 추정치를 내놓긴 조심스런 시점이지만, 통신매출 비중이 전 매출의 80%대를 차지하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 전망 수준으로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 1분기 주요 재무 현황. (그래픽=김민영 기자)

신규 가입자 유치가 관건이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경쟁 통신사 일부 대리점서 'SK텔레콤 위약금 면제' 소식을 전면에 내걸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5일까지 SK텔레콤에서 KT·LG유플러스로 이동한 고객은 3만698명이다. 특히 SK텔레콤이 위약금 면제 방침을 밝힌 5일에는 이탈자 수가 전날 대비 2배 가량 증가한 1만명 수준으로 치솟기도 했다. '위약금 면제시 해지율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일부 가시화된 셈이다.


이에 SK텔레콤은 통신요금 50% 할인 적용 범위를 '15일 0시 기준 신규고객'으로 넓히는 등 집토끼 지키기에 나섰다. 하지만 경쟁사들의 마케팅 공세가 한층 거세지면서 올 하반기 스마트폰 신형 출시에 따른 '판촉비 전쟁'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신규고객 확보를 위해 출혈 경쟁을 펼쳐야하는 셈이다.


이러한 재무부담은 불안정한 배당 기조로 이어진다. 통신사 주가가 배당 규모에 민감한 점을 고려하면 기업가치 전반이 흔들리는 셈이다. 


앞서 김양섭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유심정보 유출 사고 직후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안정적 배당을 유지한다는 기본 원칙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업계 1위' 수준의 배당수익률을 유지해 온 만큼, 투자 매력도를 지켜내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 위약금 면제 방침 등으로 재무부담이 크게 가중되면서 배당 기조가 휘청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미 수년간 신사업 투자 확대로 차입부담이 늘면서 주요 재무지표가 둔화 중인 상황 속, 위약금 면제에 이어 최대 과징금까지 부과된다면 배당 여력이 큰 폭으로 쪼그라들 것이란 우려에서다.


활로가 부재한 SK텔레콤으로선 당장 경영·비용 효율화로 보릿고개 버티기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위약금, 과징금을 비롯해 다양한 보상안과 마케팅비 지출까지 전망되는 상황 속 주파수 경매 등 추가 비용이 더해지면 현금흐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추후 저수익 사업군에서 옥석 가리기가 한층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SK텔레콤이 고객 신뢰를 최우선에 두고 있고 순이익 감소에도 배당 규모를 키운 이력이 있는 만큼, 배당 유지에 적극적인 의지를 내비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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