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SK텔레콤이 해킹사태 수습 및 인공지능(AI) 투자여력 확보를 위해 계열사 시너지 극대화에 본격 나선다. 정보통신기술(ICT) 전반을 아우르는 계열사들이 AI데이터센터(AIDC)·저궤도 위성통신 등 유망사업에 본격 착수하며 수익 다각·고도화에 박차를 가하는 방식이다.
이들 계열사는 연결기준 실적 및 배당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실적 기여도를 대폭 확대해 나갈 전망이다. 다만 사업둔화 혹은 신규투자로 계열사 재무 건전성이 일부 둔화한 점은 해결과제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텔레콤 일부 계열사가 유망 사업에 본격 착수하면서 수익·배당 확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SK텔레콤이 통신·AI에이전트 등 B2C 사업에 집중한다면, SK브로드밴드·SK텔링크 등 계열사는 AIDC·저궤도 위성통신 등 산업 초창기에 접어든 B2B 사업군에서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SK브로드밴드의 경우 올 5월 SK텔레콤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 뒤 AIDC 사업 고도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SK AX로부터 판교 데이터센터 영업권을 양수하기 위해 5300억원 규모의 무보증 공모채를 발행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SK브로드밴드가 운영하는 데이터센터는 9개로 늘어났다. 이 밖에 SK브로드밴드는 SK그룹과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추진 중인 7조원 규모의 '울산 AIDC' 구축을 총괄할 계획이다. 이 데이터센터는 국내 최대 규모인 '100MW급'으로, 향후 AIDC 매출 기여도를 끌어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한 추이는 모회사인 SK텔레콤이 최근 AIDC 사업 비중을 대폭 확대하려는 기조와 무관치 않다. 현재 이 회사의 AIDC 부문은 AI 관련 사업군 중 가장 높은 매출 비중을 차지한다. 올 1분기 기준 AIDC 매출은 10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했다. 이는 AI클라우드·AI컨택센터 등 B2B 전반을 아우르는 'AIX' 부문 매출(452억원)을 2배 이상 상회하는 규모다. 추후 데이터센터 가동률 전반이 상승하고 양주 데이터센터 오픈에 따른 매출 성장까지 이어지면서 상승 곡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SK브로드밴드가 SK AX의 데이터센터를 인수하면서 그룹 내 AIDC 컨트롤타워로 떠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후 울산 AIDC 등 그룹 핵심 사업 다방면에서 SK브로드밴드의 역할이 한층 막중해질 것"이라며 "경영 측면에서 큰 이변이 없는 한 AIDC 산업 상승세와 결을 같이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통신서비스 계열사인 SK텔링크도 최근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을 본격화하며 중장기 수익성 확보에 나섰다. SK텔링크는 최근 글로벌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링크'의 국내 상용 서비스에 착수했다. 앞서 양사는 2023년 저궤도 위성통신 관련 리셀러 계약을 체결한 뒤 시스템 연동을 마치고 국내 사업 역량을 고도화해왔다. 앞으로 SK텔링크는 해상·항공 등 기존 수요를 비롯해 민간·공공 전 분야에 저궤도 위성통신 적용 사례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향후에는 그룹 첨단 ICT 역량을 적극 결합해 AI 정보분석, 양자암호 보안 등 '지능형 위성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다만 계열사별 재무 건전성이 일부 악화한 점은 잠재적 리스크로 꼽힌다. 주력사업 둔화 혹은 신규투자 확대 영향으로 재무체력이 지속 둔화 중이기 때문이다. SK브로드밴드의 경우 최근 차입 부담이 늘면서 주요 재무지표가 일부 악화 중이다. 이 회사의 부채비율은 올 1분기 기준 131.9%로 30% 포인트 가까이 상승했고, 유동비율은 100% 미만대로 쪼그라들었다.
이는 모회사 SK텔레콤의 재무 부담으로 이어진다. 앞서 SK텔레콤은 올 1분기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7% 포인트 가량 상승하고, 유동비율은 20% 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이미 SK텔레콤이 최근 SK브로드밴드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1조원대 자금을 투입하고, 추후 조 단위의 AIDC 투자가 추가 계획된 점을 고려하면 재무체력에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주 수익원인 통신 부문에서 재무 리스크를 상쇄해야 하지만, 최근 해킹사태 영향으로 지난달 기준 이탈자가 66만명에 육박하는 등 수익성 전반이 휘청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SK텔링크 역시 지난해 매출 상승에도 수익성 전반이 큰 폭으로 악화하면서 3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주력사업 환경 전반이 둔화하고, 고환율 영향으로 외화환산손실이 5배 넘게 급증하는 등 악재가 곳곳에 출현한 결과로 해석된다. SK텔링크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 SK텔레콤으로선 '자회사 살리기'가 불가피한 셈이다. 이에 SK텔링크는 SK텔레콤의 AI개인비서 서비스 '에이닷'에 기반한 국제전화 요금 혜택 등을 선보이는 등 AI 활용도를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추후 고객센터 등 다방면에서 모회사 AI 기술 결합이 한층 확대될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한편 SK텔레콤이 최근 '해킹사태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기조를 밝힘에 따라, 계열사 사업 실적 및 고도화 여부에 시장 관심이 쏠릴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은 최근 해킹사태 여파로 기존 사업 및 투자 과정이 일부 정체될 수 있다"며 "여러 계열사 실적에 기반해 사업, 투자 여력을 강화하는 데 한층 집중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도 "계열사 전반서 사채발행이나 초과배당 등 재무건전성 리스크가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라며 "모회사인 SK텔레콤으로선 연결실적 이면에 적지 않은 재무부담이 함께 자리하고 있어, 균형 잡힌 사업·투자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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