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기관투자가들의 외면에 전액 미매각된 롯데건설 회사채 1100억원 어치가 개인들에게 풀린다. 기관투자가는 사양했지만 일반투자자(리테일)에 적절한 금리와 함께 투자 기회가 주어지면 일단 잡고 보는 고금리 리테일 수요가 상당히 몰릴 거란 예상이 나온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최근 미매각으로 끝난 회사채에 대해 이날 발행을 앞두고 정오까지 회사채 추가청약을 진행하기로 했다. 최근 수요예측에서 전액 미매각된 물량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대표주관사인 KB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은 물론 iM증권, 대신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인수단도 일제히 판매에 나선다. 개인투자자와 기관을 동시에 겨냥한 막판 수요 끌어모으기다.
이번 추가청약 대상은 총 1100억원 규모로 1년물 650억원과 1.5년물 450억원으로 구성됐다. 롯데건설은 앞서 지난 23일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각각 5.40%~5.70%, 5.60%~5.90% 수준의 높은 고정금리 밴드를 제시했지만, 단 한 건의 주문도 받지 못하고 전량 미매각됐다. 민평금리 대비 최대 52~156bp(1bp=0.01%포인트)까지 웃도는 조건이었음에도 기관은 외면했다.
시장에선 그 배경으로 두 가지를 지목한다. 하나는 전반적인 건설경기 부진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경색이다. 더불어 그룹 차원의 유동성 문제도 우려를 샀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롯데건설은 이달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 3곳으로부터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종전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한 단계씩 내려갔다.
IB업계 관계자는 "금리 밴드를 6%까지 열었으면 기관도 일부 들어왔을 것"이라며 "하지만 6%는 사실상 BBB급 레벨을 자인하는 셈이어서 발행사로선 심리적 저항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관사 측은 발행사와 금리 수준 책정을 두고 이견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른 관계자는 "주관사 측은 시장 수요를 감안해 금리를 더 높이자는 입장이었지만, 발행사와 절충하는 과정에서 결국 현재 금리 수준으로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관심은 이제 추가청약 결과로 옮겨진다. 리테일 수요가 성패를 가를 변수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연 5% 후반대 고정금리를 제시하는 단기물은 여전히 개인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카드라는 평가다.
IB 관계자는 "요즘 리테일 투자자들 사이에는 아무리 건설 경기가 안 좋고 유동성이 악화되더라도 '설마 대기업 계열사가 부도나겠냐'는 심리가 엿보인다"며 "기대보다 수월하게 완판될 거란 시각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고금리면 일단 투자한다'는 식의 개인투자자 접근법이 자칫 홈플러스 사태처럼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최근 홈플러스 전자단기채권은 해당사의 높은 부채비율에도 불구하고 리테일 창구를 통해 빠르게 소진됐다. 설마 무너지겠느냐는 낙관론이 투자 심리를 지배한 것이다. 하지만 이후 홈플러스는 신용등급 강등과 함께 기업회생 신청까지 이어지면서 상당수 투자자들이 원금을 회수하지 못한 채 손실을 떠안았다. 리스크에 대한 판단 없이 단순 고금리만 보고 투자할 경우 이자보다 더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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