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반년가량을 끌었던 OK금융그룹의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협상이 마침내 마침표를 찍었다. 인수가는 1000억원 초반 수준으로 OK금융이 당초 희망했던 가격 수준과 근접했다. OK금융은 세부사항에 대한 조율을 마치는 대로 금융당국의 심사를 거쳐 인수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OK금융은 최근 상상인저축은행을 1080억원 수준에 인수하기로 합의를 마쳤다. 앞서 협상가는 1200억원 수준이었지만 추가 협상 끝에 한 차례 가격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
OK금융은 지난해 12월 상상인저축은행에 대한 실사를 진행한 후 올해 초부터 본격적인 가격 협상에 들어갔다. 당초 OK금융이 제시한 가격은 9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반면 상상인그룹은 상상인저축은행의 자기자본 대비 0.8~0.9배 PBR을 적용해 1800억원 규모의 매각가를 제시했다.
희망 매각가와 인수가의 차이가 컸던 만큼 협상은 교착상태를 지속했다. 하지만 결국 상상인저축은행 매각이 불가피한 상상인그룹이 결국 OK금융의 조건을 받아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상상인그룹은 금융위원회로부터 상상인저축은행 지분을 90% 이상 매각하라는 명령을 받은 상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화 등으로 인한 상상인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 악화도 가격 할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상상인저축은행의 연체율은 21.39%,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7.00%를 나타냈다. 특히 부동산 업종 관련 신용공여액 6000억원의 39.07%가 연체됐다. 이같은 업계 최하위 수준의 자산건전성이 인수가격 산정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업권 관계자는 "상상인저축은행은 한동안 신규 대출 취급을 중단한 상태에서 부실자산을 정리하며 몸집이 크게 줄었다"며 "인수 가격이 과도하게 낮다는 지적도 있지만, 부실자산 비중이 높아 자산재평가 후 감정가 자체가 당초 희망 매각가보다 낮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OK금융은 상상인그룹과 인수가 협상 후 세부 계약사항을 조율 중인 상태다. 상상인그룹은 임직원 처우 등 상상인저축은행 구성원에 대한 조건 협상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사항이 최종적으로 확정되면 OK금융은 금융당국의 심사를 거쳐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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