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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저축은행 철수가 지닌 의미
딜사이트 주명호 차장
2025.06.18 08:30:19
SBI홀딩스, 국내 저축은행업 성장 한계 판단…역할 재정립 필요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7일 15시 0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주명호 차장] 한 업권에서 줄곧 1위를 고수해온 기업이 철수를 결정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사업을 접어야만 하는 피치 못할 내부적 사정이 있지 않다면 결국 요인은 환경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최근 교보생명에 SBI저축은행 지분을 매각한 SBI홀딩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결정도 그런 관점에서 살펴보게 된다.

 

SBI저축은행은 사실 잦은 매각설에 시달려왔다. 모회사인 SBI홀딩스의 실익이 없었다는 이유가 컸다. 2013년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인수한 SBI홀딩스는 결손금이 모두 해소된 2023년 이전까지 단 1원의 배당도 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매각은 당연한 선택지로 여겨졌지만 거기까지였다. 현실적으로 팔 수 있는 상황도, 원매자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이후 흐름은 SBI저축은행의 존속에 힘을 보태는 분위기였다. SBI저축은행은 결손금 해소 후 2023년에 첫 배당을 실시했다. 실현에 이르진 못했지만 SBI홀딩스는 지주사 전환 검토를 통해 국내 사업 확대를 모색하기도 했다. 


업계를 대규모 적자에 빠뜨린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사태도 SBI저축은행에겐 다른 얘기였다. 부동산 사업에 보수적인 SBI홀딩스의 기조 덕분이다. 경기침체 여파에 실적 축소는 어쩔 수 없었지만 상대적으로 건실한 흑자 흐름은 유지됐다. 


그럼에도 엑시트를 결정한 것은 국내 저축은행업권에 대한 SBI홀딩스의 전망이 명확했기 때문이다. 알려진 SBI홀딩스의 판단은 "한국의 저축은행업은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로 요약된다. 타업권과의 경쟁환경, 정부 정책기조, 규제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바라봤다. 이런 상황에서 교보생명의 우군이란 타이틀은 순탄한 엑시트를 위한 좋은 명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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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업권을 바라보는 시각은 국내에서도 다를 바 없다. OK금융그룹의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협상은 단적인 예다. 반년 가까이 지속된 협상 속에 양측의 '패(희망가격)'는 이미 언론을 통해 여러차례 들춰졌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런 상황에서도 인수 경쟁에 나서려는 다른 원매자는 없었다. 업권 한 관계자는 "인수가를 (OK금융보다) 조금만 높여도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는 상황인데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업계 분위기는 더욱 자조적이다. 저축은행의 존재가치가 이전보다 거세게 흔들리고 있어서다. 금융권 전반적으로 포용금융이 강조되면서 고유의 서민·지역금융에서 저축은행의 설 자리는 더 좁아졌다. 고금리 장사 등 비판의 목소리 속에는 항상 이름이 불리워진다. 문재인정부 시절 제기된 '약탈적 금융'이란 화살을 저축은행이 고스란히 맞았던 게 불과 7~8년 전이다. 성장 기회를 막는 금융당국의 규제장벽은 여전히 두텁다. 


성장도 역할도 없다면 남는 건 '저축은행은 필요한가'라는 본질적 의문 뿐이다. 여기에 대한 답은 결국 새정부의 몫이다. '불필요'라는 판단이라면 저축은행은 더 지속할 이유가 없다. 그게 아니라면 정책목표인 서민금융 강화 하에 업권의 정체성과 역할 재정립은 지금이 적절한 시점일지 모른다. 


무엇보다 규제에 대한 시각도 바꿔야 할 때다. 의미가 퇴색된 영업권 제한이 지속되고, 부실해야만 M&A(인수합병)를 할 수 있는 기형적 규제는 더 이상 그 효과도 이유도 찾기 힘들다. 저축은행 업권 전반에 대한 재편과 이에 맞는 효율적 규제를 모색하는 게 더 옳다. SBI의 엑시트가 남긴 고민거리는 단순하지도, 해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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