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은행권 중견기업 밸류업펀드' 출자사업을 개시한다. 최대 출자 비율은 결성액의 50% 수준으로 앵커 유한책임투자자(LP)를 확보하려는 사모펀드(PEF)·벤처캐피탈(VC) 운용사들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성장금융은 이르면 이달 말 '은행권 중견기업 밸류업펀드' 출자사업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자펀드 위탁운용사(GP) 선정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은행권 중견기업 밸류업펀드는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이 LP로 참여하는 출자사업이다. 전체 펀드 결성액의 최대 절반까지 출자 가능한 구조로 앵커 LP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다. LP들의 투자 여력이 위축된 상황에서 운용사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자금원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라는 평가다.
성장금융은 올해도 지난해와 동일하게 총 2500억원을 출자할 것으로 전해진다. 블라인드펀드에 1800억원을 배정하며 3곳 내외의 GP를 선정할 계획이다. 나머지 700억원은 프로젝트펀드에 배정해 개별 투자 건에 따라 수시로 출자한다.
지난해에는 총 23곳이 지원서를 제출했다. 사실상 펀드레이징 중인 PEF 하우스 대부분이 대거 참여한 셈이다. 7.6:1의 경쟁률을 뚫고 ▲IMM크레딧솔루션 ▲웰투시인베스트먼트 ▲제이앤프라이빗에쿼티가 최종 GP로 선정돼 각각 600억원을 출자 받았다. 최종 GP로 선정된 하우스는 선정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최소 1200억원 이상의 자펀드를 결성해야 했다.
올해도 출자 구조가 동일한 만큼 펀드레이징 중인 운용사 대부분이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다수의 운용사들은 이번 출자사업에 관심을 보이며 지원 준비에 착수한 상태다. 실제 성장금융 측에도 올해 사업 계획에 대한 문의가 연초부터 꾸준히 이어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출자사업은 PE는 물론 VC도 지원 가능하다. 다만 펀드의 주목적 투자 대상이 중견기업인만큼 초기 기업 중심의 투자를 해온 VC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허들이 높다는 분석이다. 사실상 중견기업 투자 트랙레코드를 보유한 대형 VC들만 지원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최종 GP로 선정된 세 곳 모두 PEF 운용사였으며 지원서를 제출한 곳들도 대부분 PEF 운용사였다.
성장금융은 당시 중견기업 투자만으로는 운용이 쉽지 않다는 업계 의견을 반영해 '중견기업 관련 투자'도 주목적 범위에 포함했다. 예비 중견기업이나 중견기업이 중소기업의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하는 투자 등이 해당한다. 최종 선정된 GP는 펀드 결성총액의 50% 이상을 중견기업에 투자해야 했으며 중견기업 관련 투자는 30%까지만 허용한다는 조건이었다.
올해 지원 조건도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금융 역시 VC 하우스들의 부담을 인지하고 있으며 다양한 운용 전략이 가능하도록 내부적으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해진다. 다만 펀드의 핵심 목적이 중견기업의 안정적인 밸류업이라는 점에서 기본 틀 자체가 크게 바뀌진 않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성장금융이 이르면 5월 말을 목표로 은행권 중견기업 펀드의 출자사업 공고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며 "지난해 지원자가 워낙 많았던 만큼 올해도 대부분의 PEF 하우스들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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