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기령 기자]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 올해 10개 분야에 1조4704억원을 신규 출자한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벤처투자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큰 만큼 출자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이를 통해 연내 4조원에 육박하는 펀드를 결성한다는 목표다.
성장금융은 26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2025년 출자사업 계획 설명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4월 중순에 설명회를 진행했지만 올해는 모펀드 출자 계획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설명회를 한 달가량 늦게 개최했다. 설명회에는 벤처캐피탈, 신기술금융사, 사모펀드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장철영 성장금융 투자운용본부장은 "올해 출자사업 키워드는 인공지능(AI), 빅테크, 반도체, 기후 등 4가지로 요약된다"며 "신 정부 출범 이후 이 분야에 대한 출자가 더욱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본부장은 이어 "출자사업 공고가 이달 말부터 7월 사이에 집중돼 있다"며 "운용사들은 출자 시기를 잘 확인하고 무분별한 중복 지원은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올해 성장금융은 총 10개 분야에 출자한다. 출자 분야별로는 ▲IBK혁신성장 ▲지역활성화 ▲중견기업 ▲기후기술 ▲부산산업전환 ▲하나기업성장 ▲기술혁신 ▲반도체 ▲M&A ▲딥테크 등(성장사다리II) 등이다.
핀테크 혁신 분야와 K-콘텐츠 분야 등 기존에 진행 중인 출자사업이 약 1600억원으로 여기에 1조4700억원을 추가해 총 1조6300억원으로 출자 규모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출자 규모가 가장 큰 분야는 지역활성화 분야다. 3000억원을 출자해 6000억원 규모 펀드를 결성해야 한다. 해당 분야는 프로젝트 펀드로 성장금융 최초로 선보이는 부동산 인프라 투자 펀드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부동산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한다. 각 지자체와 공동 출자 형태로 진행하며 이달 말 공고 예정이다.
IBK혁신성장 분야는 1685억원의 출자금을 배정했다. 블라인드 펀드로 결성하며 성장금융이 500억원을 출자하고 IBK기업은행도 상당 금액을 출자해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올 3분기 중 출자할 예정으로 출자 규모가 상당히 클 것이라는 게 성장금융 측의 설명이다.
중견기업 분야에는 블라인드와 프로젝트 펀드에 각각 1700억원, 302억원을 배정했다. 이를 통해 총 4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며 총 3곳의 GP를 선정한다. 중견기업 프로젝트 펀드의 경우 지난해 운용사 제안 건수가 가장 많았고 경쟁도 가장 치열했던 분야다.
기후기술 분야는 블라인드에 900억원을 출자해 2200억원 자펀드를 조성하고 프로젝트에는 360억원을 출자해 1400억원의 자펀드를 결성한다. 2030년까지 1조원 규모로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는 지난해와 비슷한 출자 규모이지만 내년부터 출자 규모를 대폭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부산산업전환 분야에는 블라인드 450억원, 프로젝트 101억원을 편성했다. 부울경 지역의 산업전환을 원하는 중견기업 관련 투자를 주목적투자대상으로 선정했다. 산업전환은 녹색전환과 디지털 전환을 의미한다. 투자 대상은 기존 중견기업에 국한하지 않고 중견 후보 기업으로 확대했다.
정 본부장은 "기존 지방 펀드는 벤처 모펀드로만 만들었는데 이번 부산산업전환 펀드는 최초로 PE를 대상으로 진행한다"며 "출자 시기는 다음 달 말로 3곳의 GP를 선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5년간 매년 진행했던 하나기업성장 분야도 200억원을 출자할 방침이다. 출자 시기는 3분기 중으로 하나금융그룹과의 시너지가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혁신성장펀드 매칭으로만 진행한다.
기술혁신 분야는 다음 달 출자 공고를 앞두고 있다. 블라인드와 프로젝트에 각각 1600억원, 200억원씩 총 1800억원을 출자한다. 아직 세부 분야는 미확정이지만 모빌리티나 첨단AI, 반도체, 신소재 등 혁신 분야로 세분화할 예정이다.
지난 13일 공고가 올라온 반도체 펀드는 반도체 소부장과 팹리스로 나눠 펀드 조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PE가 주목할 만한 M&A 분야는 성장금융이 총 1000억원을 출자해 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
마지막으로 성장사다리II 분야는 크게 딥테크와 매칭 분야로 나눠 출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총 2000억원을 출자해 1조13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 출자 공고 예정 시기는 다음 달 말로 결성시한은 내년 3월이나 늦어도 내년 상반기가 될 전망이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VC업계 관계자는 "설명회를 들어보니 올해 성장금융 출자사업 규모가 확실히 늘어날 것 같다"며 "새 정부가 들어서면 벤처 분야 관련 정책이나 지원 확대를 통해 업계가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성장금융은 운용사 선정 과정에서 미소진 펀드가 많은 운용사에게는 평가 시 불이익이 있다고 공지했다. 불이익 기준을 묻는 질문에 성장금융 측은 "운용사의 펀드 운용 규모, 1년간 소진한 투자금액, 성장금융 출자사업 선정 펀드의 소진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결정할 예정"이라며 "상대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절대적인 기준을 말하긴 어렵다"고 답했다.
출자사업 공고가 가장 빠른 분야는 ▲지역활성화 ▲중견기업 ▲기후기술 등이다. 성장금융 관계자는 "5월말 이들 사업의 공고가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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