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신임 대표가 부임 하자마자 대형 악재에 맞닥뜨렸다. 시공 중인 지방 고속국도 현장에서 대형사고가 발생, 기업의 신뢰도 제고와 수익성 개선에 큰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사고 수습 후 조직 각 부문의 개선 작업을 펼쳐야 하는 만큼 기존에 계획했던 경영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이 주관사로 시공하는 고속국도 세종-안성 9공구 천안 구간 공사현장에서 교각 위의 구조물이 무너지며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이 사고로 현재 3명이 숨지고 7명이 크게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가 발생함에 따라 향후 현대엔지니어링의 대표 뿐만 아니라 안전 최고 책임자 등이 중대재해처벌법에 관한 법적 책임을 질 가능성도 농후하다.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공사 현장에서 사상자가 발생한 만큼 향후 국정감사에서도 다뤄질 여지가 크다.
앞서 주우정 대표는 부임 초 현대엔지니어링의 전반적인 조직구조 개선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정체성에 맞도록 회사 브랜드가치의 재정립과 더불어 사업의 구성도 그에 맞게 변화를 시도할 계획이었다. 이에 조직 구성원들과 꾸준히 소통을 시도하고 있었다.
특히 기아에서 재무최고책임자(CFO)로 활동하며 수익성 극대화를 이룬 만큼, 주 대표 체제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익성 반등 기대감도 컸다. 주 대표는 기술 역량 강화와 더불어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를 이어갈 방침이었다. 특히 에너지 전환 및 친환경 신사업 분야를 강화하는 방안도 예고 했었다.
모회사인 현대건설의 경우도 올해 수소에너지사업을 정관에 추가하며 에너지 전환 시대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이전부터 신사업으로 폐플라스틱을 통한 수소 생산 후 ▲연료전지 발전 ▲친환경 선박 연료유(메탄올) 생산 ▲수소차 충전에 활용 등 다양한 방안을 꾸준히 추진 중이다. 모회사와 협업을 모두 염두에 둔 행보다.
하지만 주 대표 부임 후 100일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형 악재에 노출돼 이 같은 신사업 확장과 수익성 개선 작업도 지연될 전망이다. 사고 수습과 대책 마련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선제적으로 털어낸 만큼 올해 턴어라운드의 의욕이 컸다. 이에 올해 영업이익 목표치를 6331억원으로 설정했다. 최근 10년 평균 약 5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높은 목표치를 제시한 셈이다. 또한 수주 목표 역시 지난해 12조원 보다 1조원 이상 높게 잡은 13조1650억원으로 제시했다. 이번 사고로 인해 실적 목표치 달성도 힘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번 사고 현장의 도급액은 1925억원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의 여타 사업장 대비 큰 규모는 아니다. 하지만 향후 사고현장의 수습 및 재건축, 그리고 공기의 지연 등 다양한 비용 지출은 예상된 수순이다. 이번 사고로 인해 재무구조 개선작업이 사실상 뒤로 밀릴 수밖에 없어 이전에 추진 의지를 보였던 기업공개(IPO) 역시 시점이 더욱 멀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당사 시공현장의 인명 사고로 소중한 생명을 잃고, 부상을 입은 분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조속한 현장 수습과 정확한 사고원인 규명을 위해 관계기관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모든 노력과 필요한 조치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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