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패션잡화 브랜드 락피쉬웨더웨어(이하 락피쉬)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에이유브랜즈'가 기업공개(IPO)에 도전한다. 락피쉬의 성공으로 구축한 사업 노하우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 다양한 브랜드를 선보이겠다는 전략을 구상 중이다.
2대 주주인 무신사파트너스가 지분을 보유한 채로 증시 상장에 도전하는 포트폴리오는 에이유브랜즈가 처음이다. 에이유브랜즈는 성공적인 코스닥 시장 입성으로 무신사파트너스와 모범적인 동반성장 사례가 되겠다는 포부다.

◆"국내에서 보기 힘든 리브랜딩 성공 사례"
25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에이유타워에서 남송현 에이유브랜즈 CFO를 만났다. 남 CFO는 에이유브랜즈가 최근 코스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이를 수정·보완하기 위한 금융당국과의 논의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유브랜즈의 IPO 공모주식은 200만주다. 희망공모가액은 1만4000~1만6000원, 공모가액 하단 기준 공모자금은 총 280억원이다. 이를 고려한 상장 후 시가총액은 1982억~2282억원이다. 3월 13일부터 5영업일동안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같은 달 25일부터 2영업일동안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대표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에이유브랜즈는 2022년 1월 모회사인 에이유커머스로부터 물적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에이유커머스가 2013년 영국 젠나로부터 '락피쉬'의 국내 상표권과 사업권을 인수한 뒤 2020년 지금의 이름으로 변경하고 브랜드 운영권을 완전히 넘겨받아 운영하고 있다.
락피쉬웨더웨어는 여름 장마철에 필요한 '레인부츠'를 중심으로 겨울화, 메리제인 슈즈, 각종 패션잡화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294억원, 영업이익 77억원으로 비교대상기업(코데즈컴바인, 크리스에프앤씨, 공구우먼) 대비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남 CFO는 "락피쉬처럼 국내외 소비자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의 지식재산권(IP)을 인수하고, 이를 에이유브랜즈 특유의 마케팅으로 시장에 알리고 있다"며 "일본과 중국 등 해외 소비자들에게 락피쉬가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며 국내외 영업장이 해외 손님들로 붐비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팝업스토어의 성공은 해외 시장 진출 가능성을 재확인한 대목이다. 그는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 플래그십 스토어 몰려드는 것을 보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일본에 팝업스토어를 잠깐 운영했다"며 "현지 소비자도 줄을 서서 락피쉬 제품을 구매할 정도로 좋은 결과가 나왔고 해외진출 가능성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에서 생소한 브랜드였던 락피쉬를 해외 인기브랜드로 키워낸 경험은 글로벌 시장 확장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남 CFO는 "김지훈 대표 특유의 감각으로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레인부츠, 겨울스니커즈의 대유행을 만들었다"며 "IPO를 통해 확보한 공모 자금은 가능성 있는 브랜드 인수에 사용할 계획이며 이미 2~3곳의 브랜드와 본격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첫 패션기업 IPO…투자사 사업 긴밀성 강조
설립 초기 투자자로 합류한 기업형벤처캐피탈(CVC) 무신사파트너스는 '무신사 동반성장펀드 합자조합'를 통해 에이유브랜즈의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 에이유브랜즈 자사몰 외 무신사와 29CM 등 무신사 계열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매출액은 전체 매출액의 상장수를 차지할 정도로 사업적 연계성도 높은 편이다.
신사 동반성장펀드 합자조합은 2022년 5월 에이유브랜즈 주식 2500주를 26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상장 준비 과정에서 무상증자와 액면분할, 주식 양도 등이 이뤄지며 현재 281만5780주를 보유 중이다. 보유 주식 가운데 초기 투자분인 250만주(20%)에 3개월, 나머지 31만5780주(2.5%)는 6개월 의무보유를 확약한 상태다.
에이유브랜즈는 증시 입성에 성공할 경우 무신사파트너스가 지분을 보유한 상태에서 상장한 첫 번째 포트폴리오다. 2020년 더네이쳐홀딩스가 상장했으나 당시 무신사파트너스의 지분율은 3.2%(20만주)에 불과했고 상장 전 엑시트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CFO는 "개성 있는 브랜드를 발굴해 소비자들에게 소개하는 무신사 계열 플랫폼을 활용하며 락피쉬가 한층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며 "에이유브랜즈가 앞으로 리브랜딩할 브랜드들도 무신사와 긴밀한 협업을 통해 인지도를 키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도 무신사와 연결된 에이유브랜즈의 상장을 눈여겨보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에이유브랜즈가 유사기업(피어그룹)으로 선정한 패션기업들도 IPO 후 주가흐름이 부진했다"며 "에이유브랜즈 고유의 리브랜딩 역량과 대내외 협업 수단을 강조하며 본연의 가치를 인정받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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