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한세실업이 지난해 환율 변동성에 직격탄을 맞고 순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환 헷지(hedge) 전략이 부재한 상황에서 원자재 매입과 판매 시점의 환율 차이가 벌어지며 외화환산손실을 떠안은 탓이다. 최근 글로벌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는 만큼 추가적인 손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장의 우려가 나온다.
한세실업의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은 591억원으로 전년(1120억원) 대비 47.2% 급감했다. 특히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762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4분기에만 약 200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이는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이 직접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세실업은 글로벌 의류브랜드를 대상으로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DM(제조업자개발생산)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로 해외 의존도가 95% 이상이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 수출이 주력이며 원자재 조달과 생산도 해외에서 이루어진다. 베트남, 과테말라 등에서 생산법인을 운영하고 있고 현지에서 원자재를 구매해 완제품을 생산한 뒤 미국 등으로 수출하는 구조다.
특히 이 회사의 원자재 매입과 완제품 판매가 모두 달러로 이뤄진다. 이는 일반적으로 보면 환율 변동 리스크를 완충하는 역할을 한다. 원가와 매출이 동일한 통화(달러)로 설정돼 있어 환율이 오르더라도 원가부담이 크게 증가하지 않으며 오히려 원화 기준으로는 환차익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강달러 기조에서는 원화 환산시 수혜를 볼 가능성도 크다.
반면 환율 변동성이 커짐에 따른 리스크도 상당하다. 실제 한세실업은 해외 원재료 조달을 위해 단기외화차입(달러 대출)을 활용하는데 작년의 경우 기말 환율이 급등하면서 대규모 외화환산손실이 발생했다. 즉 원재료를 매입했던 시점보다 연말 환율이 높아지면서 재무제표상 외화 부채 평가액이 증가했고 이로 인해 외화환산손실이 반영되면서 순이익이 크게 감소할 수 밖에 없었다. 원-달러 환율만 봐도 2023년 12월1일 기준 1299원에서 작년 말 1400원대로 폭등했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적 리스크 노출에도 한세실업은 환율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구체적인 '환 헷지' 전략에 소극적이라는 점이다. 통상 글로벌 기업들은 환율 변동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선물환 계약을 체결하거나 통화스왑(Currency Swap) 계약을 활용해 외화차입금을 원화 또는 현지 통화로 전환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반면 그동안 한세실업은 대부분이 달러 거래 구조이기 때문에 별도의 환 헷지 전략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시장에서는 한세실업이 환율에 따른 외화 차입금 평가액 변동이라는 중요한 리스크를 간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 한 관계자는 "한세실업의 경우 원자재 조달과 판매가 달러로 진행돼 환율 변동에 어느 정도 완충 작용을 할 수 있지만 외화 차입금 증가라는 리스크를 간과했다"며 "환율 변동성이 컸던 작년 하반기에 대규모 외화환산 손실을 냈기 때문에 향후 추가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올해도 유사한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한세실업 관계자는 이에 대해 "외화자산 및 외화부채는 기말 환율을 적용해 환산 평가되는데 원재료 매입 시 외화차입금과 기말 외화차입금의 환율 차이로 외화환산손실이 커졌다"면서 "현재 환헷지 전략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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