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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알뜰폰 60% 제한…알뜰폰 시장 '먹구름'
이다은 기자
2025.01.06 06:01:09
중소 사업자 살리기, 점유율보단 도매대가 사전규제 우선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6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래픽=이동훈 기자)

[딜사이트 이다은 기자] 이동통신사 3사·금융사 등 대기업 계열사의 알뜰폰(MVNO) 시장점유율을 60%로 제한하는 '전기통신사업자 개정안'이 오히려 알뜰폰 시장 활성화를 막는 '자충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기업 알뜰폰의 점유율 확대를 막아 중소 알뜰폰을 키운다는 취지지만, 경쟁력 악화로 이통 3사로의 가입자 유출과 소비자 피해가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더군다나 최근 단통법 폐지 소식이 전해지며 알뜰폰 업계가 설 자리를 점점 잃어간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높다.


업계에 따르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로 발의된 해당 법안은 공정경쟁 환경 조성을 위해 이통3사·금융사 등 대기업 계열사의 알뜰폰 가입자 수를 전체 60% 규모로 제한하는 게 골자다. 이는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날부터 시행돼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적용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이통3사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휴대폰 기준)은 47.0%다. ▲KT엠모바일 17.1% ▲KT스카이라이프 4.4% ▲SK텔링크 7.4% ▲LG헬로비전 7.3% ▲미디어로그 10.8%다. 대기업 계열에 포함되는 국민은행 계열 KB리브모바일과 삼성 계열 에스원안심모바일 등을 합치면 51.8%의 점유율에 달한다. 즉 남은 8.2%의 파이를 두고 경쟁해야 하는 셈이다.


개정안을 통해 40% 가량의 점유율을 중소 알뜰폰에게 할당함으로써 '중소 알뜰폰 살리기'에 나선다는 취지다. 대기업 알뜰폰의 신규 가입자 모집을 중단시킨다면 이들 가입자가 중소 알뜰폰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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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소 알뜰폰 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해당 점유율 규제는 알뜰폰 시장 축소와 이에 따른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발이다. 남은 8.2%의 가입자 확대폭으로는 규모 있는 사업자(Full MVNO, 금융권)의 시장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해져, 시장 대형화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알뜰폰 시장을 활성화 시키겠다는 정부 방침과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알뜰폰 시장은 성장 둔화를 겪고 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국내 알뜰폰 누적 가입자는 949만9734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2022~2023년 연성장률(20%)의 절반 수준이다. 


(그래픽=이동훈 기자)

특히 알뜰폰 가입자 순증 규모의 지속 감소 추세가 두드러진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말까지 알뜰폰 순증 규모는 ▲1월 7만8060명 ▲2월 6만5245명 ▲3월 4만5371명 ▲4월 2만158명으로 지속 감소세를 보이더니 5월에는 1만명대로 떨어졌다. 이후 8월부터는 2만명대를 회복했으나 올초와 비교하면 적은 수치다. 이동통신 회선 중 휴대폰 부문의 증감율은 4월 이후 0.5% 언저리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알뜰폰 업계의 강점인 '가성비'가 떨어지며 희망 가입자의 발걸음이 이통3사로 향한 탓이 크다. 정부 요청에 따라 이통3사가 저가 5G(세대) 요금제를 출시하고, 전환지원금 제도를 신설했기 때문이다. 이에 단통법 폐지 소식까지 겹치며 기존 알뜰폰 사업자들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통3사는 AI 사업에 매진하고 있어 단통법 이전만큼의 공격적 마케팅은 일어나지 않을 분위기다. 다만 경쟁이 일어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다는 분석도 있다. 


김장원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원금 차등은 번호이동을 유도할 기폭제"라며 "경쟁이 시행 이전으로 회귀할 가능성은 낮지만, 폐지 초기 일시적 혹은 게릴라성 마케팅 경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 조사에서 휴대전화를 교체할 예정인 알뜰폰 가입자의 48%가 "단통법 폐지로 이통사 보조금이 많을 경우 이통3사로 이동할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에 대기업 계열 알뜰폰의 순기능을 유지하면서, 중소 알뜰폰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정책지원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규제는 정부의 알뜰폰 활성화 정책과 충돌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대기업 계열 알뜰폰들이 고객 서비스 투자를 주도해온 만큼, 영업 축소에 따른 소비자 피해도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한편 중소 알뜰폰 사업자는 '도매대가 사전규제' 유지를 꾸준히 요구해왔다. 이는 정부가 '을'인 알뜰폰 사업자를 대신해 이통3사와 협상해 도매대가를 규제하는 제도다. 해당 제도는 올해 4월 일몰될 예정으로, 이후 '사후규제'가 되면 정부 개입 없는 협상으로 도매대가 인하는 사실상 불가능 해진다. 결국 가격 경쟁력을 잃은 중소 알뜰폰 업자들의 입지는 더욱 줄게 된다. 이에 과기정통부에서는 사전규제 유지를 주장했으나 이번 법안소위에서 생략됐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도매대가 사전규제가 전제되지 않는 상황에서 점유율을 논하는 것은 중소 사업자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경색된 시장 분위기는 소비자를 보조금 혜택이 높은 이통사로 옮기게 해 이통사를 도와주는 형국이 된다"고 했다. 아울러 "해당 소식을 듣고 올해부터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사업자들이 최소 10군데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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