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령 기자]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이 보유한 관계사 소마젠(Psomagen) 지분을 마크로젠 지분과 스왑하며 지배력을 크게 끌어올렸다. 다만 이를 통해 적자기업인 소마젠이 연결편입되면서 그 손실이 모회사인 마크로젠에 고스란히 전가될 전망이다.
마크로젠은 이달 9일 135억원 규모의 관계사 소마젠 주식을 취득한다고 밝혔다. 취득 예정주식은 총 335만5338주다. 마크로젠은 올 3분기 말 기준 소마젠 지분 36.81%(707만9946주)를 보유 중이었지만 취득 후 소유 주식 수는 1043만5284주, 지분율은 54.25%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소마젠은 마크로젠의 종속회사로 새롭게 편입하게 된다.
이번 주식 취득은 주식교환 계약에 따른 것이다. 서 회장은 소유한 소마젠 주식 335만5338주를 마크로젠에 넘기는 대신 마크로젠의 자기주식 86만2343주를 받게 된다. 서 회장은 이번 주식교환을 통해 마크로젠 지분율이 기존 9.5%에서 17.5%로 8% 포인트(P) 확대될 예정이다.
마크로젠은 이번 소마젠 지분 취득에 대해 "소마젠의 종속사 편입을 통해 국내외 시장경쟁력 강화와 효율적인 자원배분을 기대하고 있다"며 "최대주주의 지분율 증가로 경영권 안정성 확보 및 책임경영도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서 회장은 이번 계약에 따라 소마젠에 대한 직접적인 지배력은 상실하게 됐지만 소마젠 최대주주인 마크로젠을 통해 간접지배력은 더욱 확대하게 됐다. 즉 서 회장→마크로젠→소마젠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공고히 하게 된 셈이다. 나아가 마크로젠에 대한 개인지분을 늘리면서 경영권 방어도 한층 안정적인 구조를 만들었다.
문제는 마크로젠이 적자기업을 떠안으며 실적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소마젠은 미국 유전체 기업으로 게놈 분석 및 유전체 분석(Sequencing)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3년 동안 영업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 2021년 675만달러, 2022년 114만달러, 2023년 272달러의 영업적자를 이어갔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도 347만달러에 달했다.
시장에서는 마크로젠 역시 실적 부침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소마젠까지 떠안게 되면서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시장 한 관계자는 "모회사인 마크로젠 실적이 악화된 가운데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소마젠을 자회사로 편입하게 되면서 재무적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마크로젠은 소마젠의 연결편입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매출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입장이다. 단기적인 실적 악화보다는 향후 두 기업 간의 시너지 창출을 통한 실적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마크로젠 관계자는 "소마젠은 대규모 계약체결을 통해 이미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며 "단기적인 재무적 변동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향후 소마젠이 재무실적 개선을 이뤄낸다면 마크로젠의 연결 재무제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향후 마크로젠은 글로벌사업 강화의 일환으로 소마젠과의 시너지 극대화에 집중하며 미국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장기적인 매출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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