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진 기자] 2002년 대한민국은 월드컵으로 떠들썩했다. 당시 월드컵 이외에 광풍이 일었던 게 있다. 바로 '로또'다. 당첨 확률이 희박하지만 1등 당첨 시 수백억까지 손에 쥘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며 너도나도 로또를 사기 시작했다.
당시 사람들이 로또에 열광했던 이유는 '인생역전'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당시 물가 대비 천문학적으로 높았던 당첨금으로 인해 당첨만 되면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인식이 강했다. 이에 로또 명당으로 소문난 판매점에는 로또를 구매하기 위한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현재의 로또는 어떨까. 아쉽게도 더 이상 인생역전의 대명사로 보기 어렵다. 로또 당첨금은 10억원 이상으로 여전히 큰 금액이지만, 최근 사회 분위기를 고려하면 그렇지 않다. 서울뿐 아니라 경기도에서 10억원 이상을 호가하는 아파트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어 로또에 당첨돼도 '강남에서 집 한 채 살 수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과거 로또에 붙었던 인생역전의 수식어가 붙는 분야가 있다. 바로 '무순위 청약'이다. 무순위 청약은 미분양이 났거나 청약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하거나 부정행위 등으로 잔여 주택이 발생한 경우 모집하는 청약을 말한다. 현재 분양가보다 적게는 수억원, 많게는 10억원 이상 저렴한 분양가 탓에 당첨만 되면 로또라는 인식이 자리잡았다.
실제로 최근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아파트 단지의 경쟁률을 보면 입이 벌어진다. 지난 7월 동탄역세권의 '동탄역 롯데캐슬' 무순위 청약에는 1가구 모집에 249만명이 몰렸다. 아울러 8억원대의 시세 차익이 예상된다고 알려진 서울 동작구 사당동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 무순위 청약에도 1가구 모집에 14만명이 신청했다.
무순위 청약에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의 집값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과거 분양한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탓에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공사비 인상 등의 여파로 분양가는 주변 시세 이상으로 상승했다.
확률도 로또에 당첨되는 것보다 높다. 로또에 당첨될 확률은 814만대 1이다. 너무나도 희박한 확률이기 때문에 우스갯소리로 벼락에 맞을 확률이라고 표현한다. 무순위 청약은 보통 수십만 대 1, 많게는 수백만대 1의 확률로 로또보다 당첨될 확률이 높다. 당첨돼도 집 한 채 살 수 없는 로또에 도전하는 것보다 성공 가능성이 큰 장사인 셈이다.
최근 무순위 청약이 로또와 같은 광풍 현상을 보임에 따라 관련 제도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물론 현재와 같은 당첨 가능성이 희박한 청약 제도에 대해선 개선의 필요성이 있다. 이미 집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뿐 아니라 집이 없는 사람 모두 청약할 수 있는 무순위 청약 자격 제한은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청약 자격 제한에 앞서 논의돼야 하는 게 있다. 바로 집값 안정화다. 현재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아파트값에 대한 안정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청약 자격을 제한한들 많은 사람이 무순위 청약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작게는 무순위 청약 제도에 대한 개선이, 크게는 집값 안정화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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