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하이브는 최근 국회에서 진행한 국정감사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의원들의 집중 질타를 받았다. 회사의 내부문건이 공개되며 업계에서 활약 중인 아티스트 다수를 폄하하고, 소속 아티스트들에게도 공공연하게 직장 내 괴롭힘을 행사해온 정황이 도마에 오른 것이다. 감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도 내부문건 유포자를 반드시 색출하겠다는 입장문을 언론에 배포하며 문제 상황에 대한 개선 의지가 없다는 날선 비판을 받아야 했다.
역풍이 거세지자 이재상 하이브 대표이사는 지난 29일 다시 입장문을 내고 "지난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당사의 모니터링 문서에 대해 아티스트 분들, 업계 관계자 분들, 그리고 팬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죄 말씀드린다"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음악으로 삶의 고단함을 달래던 대중들은 본능적으로 이번 사태가 사과문으로 진화될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는 듯하다.
하이브의 경영진 및 내부관계자가 그룹 내외의 아티스트에 대해 비우호적인 모니터링 보고서를 작성한 것은 합법이다. 그들의 말대로 '업계 동향과 이슈에 대한 반응과 여론을 파악한 것'이다. 해당 아티스트들에 대한 비우호적 시선을 담은 보고서는 비난을 받았음에도 그들에게는 '해야 할 일'이었을 것이다.
올해 초부터 진행 중인 전직 계열사 대표와의 갈등 역시 압도적인 의결권을 보유한 최대주주로 권리를 행사한 것이다. 육성 초기 거금의 투자가 없었다면 현재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아티스트 그룹은 없었을 것이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투자한 회사에 청사진을 제시한 것은 것은 국내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주 보여지는 풍경이다.
하지만 반등이 요원한 하이브의 주가와 바닥까지 떨어진 여론이 던진 메시지는 분명하다. 하이브가 당연하다고 생각했을, 자본이 권력으로 이어진다는 믿음은 세대와 직종을 막론하고 비상식적이라는 질타를 받고 있다.
우리 사회는 자본이 곧 힘이 되는 세상이다. 많은 이들이 이를 수긍하고 생계를 이어간다. 그럼에도 약자를 다양한 억압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아젠다는 수많은 대중이 공감하는 상식으로 자리한 상태다.
이 세상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는 이상 힘이 전부인 세상은 없다. 세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했던 하이브는 의욕이 앞선 나머지 이 점을 간과한 것 같다. 악재가 연달아 발생하는 현재 상황은 경주마처럼 달려온 지난날에 대한 '인과응보(因果應報)'가 됐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속담이 있다. 하이브 역시 지금까지의 경영전략을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조만간 지금의 하이브를 있게 한 BTS의 완전체가 복귀한다. 불필요한 위력 행사 포용과 존중, 배려로 새롭게 거듭나고 발전할 하이브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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