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현대차그룹의 울타리를 벗어나 폭스바겐·벤츠·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로 수주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해외 고객사 다변화에 열을 올리면서 '글로벌 자동차 부품기업 도약'이라는 비전에 한걸음 더 다가선 모습이다. 하지만 미래 모빌리티 시장 변화에 발맞춰 품질관리 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무대에서 신뢰도를 높여야 하는 숙제도 주어져 있다. 아울러 시장 기대치에 부합한 밸류업 잣대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경영 과제도 만만치 않다. 딜사이트는 현대모비스의 성장 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현대모비스가 미래 먹거리로 '전동화'를 낙점하고 사업 체질 전환에 나선 가운데 판매보증 충당부채를 선제적으로 쌓아 올리고 있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전동화 부품 결함 등 품질 문제 대응에 초점을 둔 행보로 읽힌다.
다만 충당부채가 현대모비스 재무건정성을 떨어트리는 요소로도 작용하는 만큼 품질비용 관리의 고삐를 조여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됐다.
17일 현대모비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현대모비스의 판매보증 충당부채 잔액은 1조676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8% 늘어난 수치다. 현대모비스는 품질 보증·교환 환불·사후 서비스(AS)처럼 향후 부담이 예상되는 비용을 보증기간(1~11년)과 과거 경험률 등에 기반, 추정해 충당부채를 설정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매출 규모가 축소됐지만 판매보증 충당부채는 도리어 증가한 상황이다. 판매보증 충당부채는 통상 기업이 당해 벌어들이는 매출액과 동반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올 상반기 현대모비스 매출액은 28조5245억원으로 1년 전보다 6% 줄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전동화 사업부문이 위축된 탓이다.
현대모비스의 판매보증 충당부채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20년(1조2383억원) 1조원을 돌파한 이후 한동안 1조2000억원을 오르내리다 지난해(1조5782억원) 들어 1조원대 중반 수준으로 늘었다.
현대모비스가 판매보증 충당부채를 적립하는 배경에는 전동화 부품을 둘러싼 안전성 우려에 대응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올 초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 전기차가 통합충전제어장치(ICCU) 소프트웨어 오류로 리콜 대상에 올랐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현대모비스 입장에서 충당부채는 '동전의 양면'처럼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4분기에는 품질비용(판매보증 충당부채) 발생으로 모듈·핵심부품 사업부문이 적자전환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해당 부문에서만 840억원에 이르는 비용을 인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판매보증 충당부채는 적립시 부채가 늘고 판매비와 관리비를 증가시켜 기업의 재무제표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기업이 AS 명목으로 실제 현금을 지출하더라도 손익계산서상 사전에 비용으로 처리돼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미리 적립해뒀던 판매보증 충당부채 잔여분을 추후 수익으로 환입할 수도 있다.
현대모비스의 판매보증 충당부채 관리 기조는 현대자동차그룹사와 상반된 흐름을 보인다. 현대모비스와 마찬가지로 자동차 부품업을 영위하는 현대위아는 2021년 875억원이었던 판매보증 충당부채 규모를 올 상반기 718억원으로 축소했다.
그룹사 맏형 현대차도 판매보증 충당부채 관리에 신경쓰는 분위기다. 현대차 판매보증 충당부채는 2022년 10조원을 돌파하며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9조1212억원)부터 9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충당부채는 미래 모빌리티 기술 트렌드 변화와 신규 비즈니스 확대에 따라 선제적으로 대응해나가는 부문"이라며 "품질 관리도 선행 단계부터 철저히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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