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롯데렌탈이 아시아 금융의 허브인 홍콩과 싱가포르를 잇따라 찾으며 해외 투자자와의 스킨십을 늘리고 있다. 공모가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는 주가를 부양하기 위한 밸류업 전략의 일환에서 해외 자본 투자 유치에 팔을 걷어붙인 것으로 풀이된다.
4일 롯데렌탈은 이달 중 싱가포르를 찾아 해외 NDR(투자설명회)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운용사 7곳을 대상으로 최근 발표한 롯데렌탈의 밸류업 프로그램 등을 집중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롯데렌탈이 해외 기관투자자 유치에 나서는 것은 7개월 만으로 지난 3월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NDR을 가졌다. 당시 NDR에 참여한 기관들 사이에서 호의적인 반응이 나왔던 데다가 기업가치 제고 방안까지 나오면서 해외 행사를 재차 진행하기로 했다. 9건의 NDR이 모두 국내에서만 열린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롯데렌탈은 지난달 향후 3년간 연간 당기순이익의 4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밸류업 정책을 발표했다. 매년 순이익 규모를 20% 이상 늘리고, 이를 바탕으로 주주환원 규모를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중고차 B2C(기업대 소비자간 거래) 매매업에 진출한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롯데렌탈이 올해 들어 해외 자본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또 다른 배경으로 부진한 주가 흐름이 지목된다. 롯데렌탈 주가는 좀처럼 하방 압력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공모가를 크게 밑돌고 있다. 지난 2021년 8월 주당 5만9000원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롯데렌탈 주식은 올해 내내 3만원 박스권이 갇혀있다. 외인 투자 비중이 5.6% 수준에 불과한 만큼 해외 자본을 끌어들여 주가 부양 모멘텀으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증권가에서 롯데렌탈의 목표 주가를 상향하고 있다는 점을 고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롯데렌탈에 대한 리포트를 내놓은 12개 증권사의 평균 목표주가는 3만8250원이다. 이 가운데 신한투자증권이 가장 높은 4만3000원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외국계 증권사에서 롯데렌탈에 대한 기업분석을 시작한 것도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비록 NR(투자의견 미제시) 리포트이긴 하지만 최근 외국계 중에서는 처음으로 다이와(Daiwa) 증권이 롯데렌탈 리포트를 발간했다. 보고서를 통해 다이와 증권은 롯데렌탈이 중고차를 활용해 렌터카 시장에서 1위 지위를 공고히 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새롭게 진출한 중고차 B2C가 B2B를 제치고 더 높은 수익성을 낼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았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장기 투자성격의 롱펀드 위주로 해외 투자자를 추가로 모색하고자 한다"며 "7개 기관 정도를 탭핑(시장조사)한다는 구상이지만 아직 확정된 바는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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