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태광산업이 의류중심 소재에서 산업용 소재로 사업 방향을 변경하는 등 사업재편에 나섰다. 아라미드, 청화소다 등 미래 수익성이 좋은 사업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는 반면, 방적 등 성장세가 꺾인 사업은 정리에 나섰다.
태광산업은 지난해 6월 방적사업을 중단했다. 해당 사업은 2022년 973억원의 매출을 내는 사업부였다. 하지만 신규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단기적 매출 감소를 감내하게 됐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나아가 올해 6월에는 저융점섬유(LMF) 생산도 중단했다. 생산을 할수록 손해를 봤기 때문이다. 태광산업이 2014년 LMF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던 걸 고려하면 10년 만에 사업을 포기한 셈이다.
반대로 금·은 체취 및 전기도금, 의약 제조 원료 청화소다는 지난달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총 1500억원을 투자해 생산능력(케파, CAPA)를 6만6000톤 늘리기로 했는데, 계획대로 증설이 완료되면 글로벌 3위 수준의 케파(13만2000톤)를 확보하게 된다. 아울러 울산 아라미드 공장 증설에도 1450억원을 투자한 상황이다. 이를 통해 아라미드 케파를 3500톤 가량 늘릴 예정이다.
태광산업이 방직 등 기존 주력 사업은 포기하고, 청화소다와 아라미드 등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미래 성장성과 무관치 않다. 아울러 기존 영업이익의 60% 정도를 창출하던 아크릴로니트릴(AN)의 수익성 떨어진 것도 한몫 거들었다. 실제 AN의 경우 기존에는 국내 동서석유화학과 태광산업만 생산하는 만큼 고부가가치 제품이었으나 중국 등 해외에서도 생산을 시작하면서 수익성이 예전만 못한 상태다. 나아가 중국산 제품의 공급과잉으로 기존 석유화학 제품 및 스판덱스 등 태광산업의 주력 제품 역시 판매가 원활치 않은 상태다.
이에 반해 금과 은은 글로벌 경제 악화에도 안정적 수요가 뒷받침 됐고, 이 덕분에 청화소다 판매량은 증가했다. 더불어 '슈퍼섬유'로 각광받고 있는 아라미드의 경우 2020년만 해도 시장 규모가 37억5000만달러(5조119억원)에 불과했지만 2027년 66억1000만달러(8조8343억원)로 연평균 8.4%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기존 사업보다 청화소다와 아라미드의 성장성이 더 유망하다 보니 태광산업 역시 사업구조 개편에 나서게 된 셈이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청화소다는 수익성이 잘 나오는 사업이라 자사도 증설을 계획하게 됐다"며 "기존에 아크닐로니트릴이 영업이익의 60~70%를 차지했는데 올해 지켜봤을 때 청화소다 쪽이 태광산업의 후발주자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정리하거나 새로운 섬유로 진출할 수는 있다"면서도 "다방면으로 검토 중일뿐 아직 결정된 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태광산업이 기존 의류중심 소재에서 산업용 소재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만큼 수익성이 악화된 사업의 경우 추가로 중단할 것이란 전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예컨대 'ACETEX' 브랜드 중 직물 사업 분야 등이다. 태광산업은 앞서 중국 태광화섬(상숙)유한공사에서 'ACETEX' 브랜드로 생산하던 경편직물의 생산을 지난해 중단했다. 또한 LMF 등의 생산을 중단하면서 해당 공장을 친환경 섬유 제품 생산라인으로 전환한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전망이 나온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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