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에 따른 자구책 일환으로 사옥인 여의도 태영빌딩을 기업구조조정리츠(CR리츠)에 매각한 가운데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가 태영빌딩을 매입한 CR리츠의 출자 지분 절반을 사들였다. 이는 티와이홀딩스가 리츠 지분을 간접적으로 보유함으로써 태영빌딩을 완전히 넘겨주지는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티와이홀딩스는 CR리츠의 대주주에 오를 전망이며, 나머지 지분 절반은 다수의 출자기업이 나눠 갖게 된다. 티와이홀딩스는 추후 태영빌딩을 되사오거나 처분할 시 의사 결정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티와이제일호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에 태영그룹 사옥인 여의도 태영빌딩을 2251억원에 매각했다. '티와이제1호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는 SK그룹 리츠 투자‧운용 전문 기업인 디앤디인베스트먼트(DDI)가 설립한 CR리츠다.
DDI는 SK그룹의 부동산 전문기업 SK디앤디의 100% 자회사다. 디앤디플랫폼리츠의 리츠 자산관리회사(AMC)로서 SK디앤디 임대주택에 투자하고 있다. 또 세미클론 문래 파스토 용인1센터 파스토용인2센터의 자(子)리츠를 운용 자산으로 보유 중이다. DDI의 리츠 투자 대상은 오피스‧물류센터 등이었다.
DDI는 티와이제일호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의 리츠 설립과 관리‧운영을 맡았다. 이번 리츠사업은 DDI의 첫 CR리츠다. CR리츠는 업구조조정 과정에서 나온 부동산을 주로 운용 대상으로 삼는다. 태영빌딩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으로 CR리츠 운용대상이 됐다.
태영빌딩은 태영그룹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와 태영건설이 2007년부터 사용 중이다. 여의도공원과 한강변이 맞닿아 있으며, 지하 5층, 지상 13층, 연면적 4만1858㎡ 규모다.
태영건설은 이번 매각을 통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고금리 대출금을 상환할 수 있게 됐다. 매각대금 일부는 태영빌딩을 담보로 금융기관들로부터 차입한 대출금 상환용으로 쓰일 예정이다. 하나증권과 KB증권은 지난해 9월 태영빌딩을 담보로 연 8~10%로 1900억원을 빌려줬다. 트랜치는 선순위 1300억원과 중·후순위 600억원으로 구성됐다.
티와이홀딩스는 태영건설 CR리츠의 자본금 1000억원의 절반을 지분 투자 방식으로 출자하면서 대주주 지위를 갖게 됐다. 티와이홀딩스는 주주로서 리츠 관련 배당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태영건설과 티와이홀딩스는 태영빌딩을 매각한 이후에도 CR리츠로부터 태영빌딩을 임차한 후 사용할 예정이다.
두 기업이 사용하고 있는 태영빌딩의 연면적은 1만5868㎡으로, 평당(3.3㎡당) 임대료를 기반으로 계산해보면 매달 지불해야 할 임대료는 3억~4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이중 일부가 리츠 배당을 통해 지분 투자자인 티와이홀딩스에 현금으로 유입될 수 있다.
아울러 티와이홀딩스는 대주주로서 향후 태영빌딩 처분 상황에서도 가장 큰 의결권을 갖게 됐다. 티와이홀딩스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졸업한 이후 태영빌딩을 회수할 수도 있다. 현금 곳간이 넉넉지 않은 티와이홀딩스가 당장 워크아웃 중인 태영건설에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당장 수혈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티와이홀딩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57억원 정도다. 티와이홀딩스는 보유자산인 태영빌딩을 현금화해 태영건설에 수혈한 동시에 리츠사업을 통해 구조화해 간접적으로 보유함으로써 자산인 태영빌딩을 지킨 셈이다.
티와이홀딩스 관계자는 "태영빌딩 관련 CR리츠의 사업성이 좋다고 판단해 출자기업으로 참여하게 됐다"며 "현재 출자결정 이외에 세부 조건 등에 대해서는 협상 중이며, 향후 재매입 여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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