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조업계가 저출산·고령화 기조 고착화에 거침없는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장례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상조 서비스 가입자 수는 2014년 300만명에서 올해 800만명으로 뛰었다. 불과 10년 전 상조업은 횡령과 배임, 먹튀 등 부정적 이슈로 수 많은 피해자를 양산하며 골칫덩이 취급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300곳이 넘는 상조회사가 폐업하는 등 '옥석 가리기'가 진행됐다. 국내 상조업계는 과거의 무거운 이미지를 탈피하고 고객 생애 전반을 케어하는 '토탈 라이프 케어' 기업으로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딜사이트는 국내 5대 상조회사의 경영 현황과 향후 사업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교원라이프가 대폭 늘어난 부금선수금 활용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고객 확대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기존 부동산, 금융상품 외에도 여행·웨딩 등 서비스를 위한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교원라이프의 부금선수금은 지난 2019년 3280억원에서 지난해 1조2801억원까지 확대됐다. 4년 사이 부금선수금이 약 78.6% 증가하며 수익성 확대를 위한 투자에 적극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실제 교원라이프의 부금선수금은 ▲2019년 3280억원 ▲2020년 5020억원 ▲2021년 7167억원 ▲2022년 9812억원 ▲2023년 1조2801억원까지 증가했다. 올 1분기에도 상승세가 지속되며 약 1조3266억원을 기록했다.
부금선수금은 고객이 장례·여행·웨딩 등 미래에 발생할 중요한 이벤트의 준비를 위해 미리 납부하는 할부금이다. 상조업계에선 부금선수금 규모가 커질수록 신뢰성 제고와 고객 유치에 이점을 가져갈 수 있다. 실제 교원라이프는 지난해 말 기준 유지 회원수 100만명을 돌파하며 고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교원라이프는 회원수 확대를 통해 마련한 부금선수금을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다. 상조업체는 고객에게 일정 금액을 받아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선불식 할부거래업자'로 분류된다. 이렇다 보니 할부거래법에 따라 전체 부금선수금의 50%를 보전해야 할 의무가 있다. 교원라이프의 올 3월 총 부금선수금은 1조3266억원으로 그 중 실제 예치하고 있는 금액은 2349억원에 그친다. 나머지 하나은행(3100억원)과 수협은행·우리은행(1980억원)과는 각각 지급보증 계약을 맺고 나머지 약 1조원의 금액을 투자에 운용할 수 있다.
부금선수금은 사실상 현금과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다. 은행이 고객 예치금을 자산운용에 사용하듯이 부금선수금을 채권, 대체투자, 주식 등 투자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업계에서는 부동산, 금융상품 투자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교원라이프는 사업안정성이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중점으로 두고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포항에 위치한 직영장례식장 인수도 같은 맥락으로 보여진다. 교원라이프는 직영 장례식장을 추가로 확대하기 위해 추가 매입 및 신설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직영 장례식장 라인업을 7개로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 25개소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국에 분포한 직영 장례식장의 간판, 외관을 비롯해 직원 유니폼, 장례 물품과 실내 인테리어까지 통일성을 강화해 전문성과 차별성을 높였다. 교원라이프는 고객의 부금선수금을 통해 투자를 하고 다시 고객에게 전문화된 서비스와 혜택을 돌려줄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고객의 돈을 맡아두었다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큰 금융상품보다는 예금, 채권 위주로 안정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교원라이프는 사내에 재무, 회계, 투자전문가 등을 영입해 급격히 늘어나는 부금선수금을 활용을 안정적인 투자로 활용할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급증하는 부금선수금 규모가 리스크로 돌아올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짧은 기간에 많은 고객이 유입된 만큼 만기일이 몰려 환급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교원라이프는 제1금융권 지급보증 등을 통해 총고객환급의무액을 상회하는 자금을 보전하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장례 행사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여행, 웨딩, 가전 등 전환 서비스 이용을 늘려 부금선수금 부담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조상품 대부분 10년에서 20년정도 납입을 한며 그동안 고객의 부금선수금 예치금액 외에는 회사가 금융투자나 부동산투자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며 "영업외 비용으로 창출된 수익은 영업이익이 아닌 순이익으로 잡히기 때문에 영업적자가 나더라도 순이익이 흑자가나면 운용을 잘 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전했다.
교원라이프 관계자는 "자금운용이나 상조상품도 중요하지만 회원이 누릴 수 있는 혜택, 서비스 역량이 기업 성장에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보고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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