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통신장비업체 쏠리드가 코스닥 시장에 편입된 지 2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사외이사와 감사직 인사들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임한 사외이사들이 특정분야 전문성을 갖췄다면 이유 때문인데 주요 의사결정에 단 한 차례도 반대 없이 거수기를 했던 탓에 경영진에 대한 감시·견제에는 소극적이었단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쏠리드는 2005년 코스닥 상장 이후 지금까지 사이외사·감사위원 교육을 단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았다. '사외이사·감사직을 맡은 인력들이 해당 분야의 전문가라서 경영활동에 참여하는 데 추가 교육이 필요하지 않다'라는 이유에서다.
현재 정준 대표가 의장을 겸직한 이사회는 사내이사 3인(정준·이승희·김대영)과 사외이사 4인(한동현·박혜준·선우희연·조승현) 등 총 7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를 뒀으며, 조승현 사외이사를 제외한 나머지 3인이 참여 중이다. 아울러 감사위원회 위원장은 한동현 사외이사다.
쏠리드에 따르면 사외이사 4인은 모두 특정분야의 전문가다. 회사 관계자는 "한동현 사외이사는 경영에, 박혜준 사외이사는 법률, 선우희연 사외이사는 재무, 조승현 사외이사는 금융 전문가로 회사 경영에 독립적 참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실제 쏠리드 관계자가 밝힌 바와 같은 한동현 사외이사는 과거 KT 전략투자담당 상무와 BRV 코리아 어드바이저스 대표를 거쳐 현재 ST 인빅터스 파트너스에서 상무로 재직 중이며, 박해준 사외이사는 현재 법무법인 김장리의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아울러 선우희연 사외이사는 공인회계사이자 세종대 경영경제대학 부교수로 재직 중이고, 조승현 사외이사는 전 KDB산업은행 부행장 출신이다. 사외이사들의 전문성 측면에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셈이다.
문제는 경영진 감시에 소극적이라는 점이다. 작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차입금 연장과 재무제표·영업보고서 승인, 대표이사 선임 등 16회차에 걸친 중요의결 사안에서 어떤 사외이사도 반대표를 던지지 않았다. 이렇다 보니 거수기 논란과 함께 사외이사를 본분인 영진에 대한 감시·견제에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SG 전문가는 "상법상 사외이사·감사위원 교육은 의무가 아니다"라면서도 "지배구조가 열악한 코스닥 상장사는 올바른 판단에 도움을 줄 수 았는 교육 프로그램에 신경을 더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 선임자는 기본 소양과 윤리 함양 교육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쏠리드와 매출 수준이 비슷한 규모의 한 통신장비업체는 국내 회계법인에서 사외이사·감사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경영진에 대한 감시와 견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한 목적에서 사설 기관의 도움을 받아 매 회계연도마다 이를 실시 중"이라고 말했다.
코스닥협회 관계자도 "사외이사 등 교육 사항을 어떻게 기재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의가 많다"면서도 "협회 차원에서 사외이사와 감사 관련 인물을 위한 공식적이고 포커싱된 교육은 아직 별도로 마련한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해당 교육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쏠리드 관계자는 "어떤 교육을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며 "교육을 실시하지 않은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사외이사진은 전문성을 갖춘 현업에 있는 인물로, 오히려 관련 교육을 진행하기도 한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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