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현대차그룹이 미국 관세 전면 적용 첫해를 맞았다. 올해도 연간 7조원대 관세 부담이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 판매 확대 기조를 유지하며 실적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이 거세지는 만큼 비용 절감 등 체질 개선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올해 관세 부담액은 7조40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각사별 추정치는 현대차가 전년도와 유사한 4조1100억원, 기아는 지난해 3조930억원에서 3조3000억원으로 소폭 증가한 수준이다. 관세가 연간 적용되는 첫해라는 점을 고려하면 부담은 지속되지만 증가 폭이 급격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현대차·기아 판매에서 가장 큰 시장이다. 현대차의 지난해 미국 도매 판매량은 100만7000대로 사상 첫 100만대 고지를 넘었다. 글로벌 판매에서 미국 비중은 전년도 23.9%에서 24.3%로 상승했다. 기아도 미국에서 87만4000대를 판매하며 전체의 27.9%를 기록했다. 미국 판매 비중이 높은 만큼 관세 정책 변화에 따른 실적 변동성도 클 수밖에 없다.
올해는 관세가 1월부터 12월까지 전 물량에 적용되는 첫해다. 지난해에는 4월부터 부과돼 2분기부터 손익에 반영됐다. 관세 부담이 확대되는 환경이지만 양사는 미국 판매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현대차는 북미 도매 판매를 0.6% 늘린 123만1000대로 제시했고 기아는 4.6% 증가한 113만4000대로 잡았다. 기아는 최근 진행된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물량 확대와 관세 부담이 온기로 반영되기 때문에 관세 부담액이 3조3000억원 정도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판매 목표를 확대했음에도 관세 부담 증가 폭이 제한적인 배경에는 현지 생산 대응력이 있다. 미국 조지아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통해 생산 체계를 다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4년 10월 가동을 시작한 HMGMA는 현대차의 준중형 전기 다목적스포츠차(SUV) 아이오닉5에 이어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9를 생산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기아 모델까지 차종을 확대해 현지 생산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4월부터 적용됐던 25% 고율 관세가 같은해 11월 15%로 조정되면서 비용 압박이 일부 완화된 점도 관세 부담 증가 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HMGMA 가동으로 현지 생산량을 늘리고 수출 물량을 줄임으로써 관세 증가분을 상쇄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고 말했다.
다만 관세 재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지연을 이유로 현재 15%인 관세를 25%로 다시 인상하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실제 관세가 25%로 회귀할 경우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관세 부담액은 연간 10조원을 상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올투자증권은 관세율 25%를 기준으로 현대차는 연 6조원, 기아는 5조원의 손실이 발생해 현대차그룹 전체 손실 규모가 1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현대차는 대내외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내부 운영 효율화와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기아 역시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판매 확대를 통한 평균 판매단가 상승과 비용 절감 노력으로 수익성 방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렇다 보니 신용평가사는 이번 관세 국면이 현대차그룹의 비용 구조를 점검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용평가사 한 관계자는 "이번 위기가 영업 및 재무 전반을 재점검하고 비효율을 정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실제 현대차그룹의 관세 영향을 제거해 보면 영업력과 체질이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흐름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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