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윤종학 기자] 미국 자산운용사 프로셰어즈(ProShare)가 AI 컴퓨팅 파워를 직접 추종하는 ETF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출시한다. 글로벌 파생상품거래소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연내 컴퓨트 선물시장 개설을 발표하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AI 인프라가 기술 비용에서 독립적으로 가격이 매겨지고 거래되는 자산군으로 전환된 신호로 읽힌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프로셰어즈는 14일 SEC에 'ProShares AI Computing Power ETF'를 파일링했다. 파일링은 미국에서 신규 ETF를 출시하기 위해 SEC에 예비 투자설명서를 제출하는 절차다. 이후 심사를 통과해야 정식 상장이 가능하다. 국내로 치면 금융감독원에 신규 펀드 등록 심사를 넣은 단계에 해당한다.
이 상품은 엔비디아·AMD 같은 기업에 투자하는 대신 H100·A100·B200 등 GPU 모델별 임대가격에 연동된 현금결제 선물계약을 직접 편입하는 구조다.
시카고상품거래소가 연내 컴퓨트 선물시장 개설을 발표(5월12일)하자 이틀 만에 선제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서 컴퓨트란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구동하는 데 필요한 연산 자원, 즉 GPU 처리 능력 자체를 가리킨다.
프로셰어즈가 겨냥한 시장은 GPU 컴퓨트 선물이다. CME는 5월12일 세계 최초의 표준화된 컴퓨트 선물 시장을 연내 출범하겠다고 발표했다.
GPU 선물 계약의 기준가격은 실리콘데이터가 제공하는 일간 GPU 임대가격 인덱스다. 계약은 현금결제 방식으로 GPU를 실제로 사고팔 필요가 없다.
예컨대 H100 임대가격이 GPU당 시간당 2.50달러일 때 선물을 매입했다가 만기 시 3.50달러로 오르면 그 차액인 1달러를 현금으로 수취하는 구조다. 원유 선물 투자자가 실제 기름통을 받지 않아도 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GPU 임대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헤지 수요를 만들었다. H100의 1년 계약 임대가격은 2025년 10월부터 2026년 3월 사이 38.2% 급등했다. 신형 GPU 출시에도 불구하고 구형 가격이 오를 정도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선물시장의 탄생은 단순한 파생상품 하나의 추가가 아니다. 특정 자원이 선물 거래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그 자원의 가격이 충분히 변동성이 크고, 표준화가 가능하며, 헤지 수요가 존재한다는 의미다.
실제 WTI 원유 선물(1983년 NYMEX 상장), 전력 선물(1996년 NYMEX 상장), 비트코인 선물(2017년 CME 상장)이 각각 해당 자원의 금융 자산화를 선언한 분기점이었다. 같은 맥락에서 GPU 컴퓨트 선물의 출범은 AI 인프라가 기술 비용에서 독립적으로 거래되는 자산군으로 전환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통상 선물ETF가 출시된다는 것은 해당 자산이 투자자산으로서 의미를 지닌다는 뜻"이라며 "다만 컴퓨트 선물 시장 자체가 아직 규제 승인 단계인 만큼 실제 상장까지는 변수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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