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마키나락스가 코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입성하면서 과거 상장을 주관하다 실패했던 삼성증권의 책임론이 다시 지적된다. 새롭게 주관사를 맡은 미래에셋증권이 발행사의 성장 잠재력을 에쿼티스토리로 풀어내며 성과를 거두자 한국거래소를 설득하지 못해 상장을 철회했던 삼성증권의 업무 실행력에 의문이 생기는 것이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마키나락스 상장은 주관을 맡은 미래에셋증권이 올해 최대 증거금(13조 8722억원)을 끌어모으며 성공했고 상장 이후에도 첫날 공모가 대비 4배, 둘째날 상한가 등 화려한 상승세를 보이며 주목을 더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최근 기술특례상장에 대한 까다로운 심사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실적 가시성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승인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대기업을 포함한 탄탄한 고객군을 통해 안정성을 보여주고 기술의 확장 가능성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다.
IB 관계자는 "우리나라 국가 경쟁력은 제조나 국방에 치우쳐 있는데 해당 산업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확장 가능성이 높다"며 "이미 국내 대기업, 특히 10대 그룹의 절반 이상과 거래를 하고 있어 고객 안정성도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거래소 역시 해당 부분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마키나락스는 제조나 국방 등 고난도 AI 운영이 필요한 산업에 특화된 피지컬 AI 솔루션 기업이다. 핵심 플랫폼인 런웨이는 데이터 관리부터 애플리케이션 연계까지 전 과정을 통합 제공한다. 가령 제조 현장에서는 로봇 작업 경로를 최적화해 공정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하고, 국방 분야에서는 폐쇄망 환경에서도 운영 가능한 지능형 방산 체계를 구축하는 식이다.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을 고객으로 삼고 있으며, 특히 삼성, 현대차, SK, LG, 한화 등 국내 주요 대기업에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상장이라는 결실을 맺기까지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과거 첫 도전에서는 고배를 마셨다. 2024년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으나 약 5개월간 대기한 끝에 자진 철회했다. 당시에도 기술성평가에서 산업 특화형 AI 분야 최초로 A-A 등급을 획득하는 등 기술력을 증명했지만 거래소의 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당시 주관사를 맡았던 삼성증권의 역량 차이가 확연히 다른 결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예비심사 과정에서 주관사의 주 업무는 거래소와의 소통이다. 탄탄한 에쿼티스토리를 구축해 거래소를 설득하고, 실적과 데이터 등 객관적 정보를 바탕으로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 특히 기술 기업은 초기 투자 비용이 커 적자인 경우가 많다. 지난해 상장한 한 발행사 관계자는 "기술 기업은 심사 과정에서 거래소로부터 이의를 제기받는 경우가 많다"며 "회사로서도 최선을 다해 의구심을 해소하려고 노력하지만 주관사의 역할이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마키나락스는 상장 철회 후 재도전에 나서면서 주관사를 삼성증권에서 미래에셋증권으로 교체했다. 이 과정에서 발행사의 의사만이 아니라 투자자의 요구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마키나락스가 삼성증권을 고수했던 까닭은 관련 재무담당자와 주관사 실무자 사이의 관계가 두터워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상장이 실패하자 주주들은 책임론을 내세웠고 결국 주관사 교체가 단행됐다. IB 관계자는 "지난해 상장을 다시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부 주주가 미래에셋증권을 추천했고 이에 따라 주관사를 선정했다"고 전했다.
이달 초 마키나락스는 상장에 재도전했고 수요예측 경쟁률이 1196.1대 1을 기록했다. 전체 참여 기관의 99.96%가 공모가 상단 이상 가격을 제시해 주관사 역량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의무보유 확약 비율은 전체 수량의 78.2%로, 코스닥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특히 3개월 이상 장기 보유 확약 비율은 51.6%, 6개월 이상 확약 비율은 20.5%로 집계됐다. 상장 후에도 주가가 공모가(1만5000원) 대비 3배 이상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시가총액도 약 1조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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