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풍력시장은 그동안 험지와 같았습니다. 유니슨은 시장 여건이 좋지 않았는데도 참 잘 버텨왔어요. 재생에너지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만큼 잘 대비해서 해상풍력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겠습니다."
방조혁 유니슨 풍력연구소장(전무)은 지난 26일 전남 영광군 백수읍 상사리에 있는 영광풍력단지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유니슨은 이곳에서 10메가와트(MW)의 해상풍력발전기 'U210'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기업 영문이름 첫글자(U)와 블레이드 직경(210m)의 숫자를 더한 이름이 붙었다. 오는 7월29일 한국전력 계통 연결을 거치고 올해 KS(한국산업표준) 인증을 받게 된다. 제품 양산은 내년 6월부터다.
U210은 유니슨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제품이다. 국내외 재생에너지 확대를 골자로 한 에너지 전환시대에 맞춰 유니슨이 시장에 선보인 것으로 해상풍력 진출 본격화를 상징해서다. 2018년 제품 연구개발에 착수한 지 8년 만에 제품 양산을 눈앞에 뒀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3년가량 연구개발이 지연되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유니슨은 U210을 앞세워 국내 공공 주도 해상풍력시장과 일본 부유식 풍력시장의 문을 적극 두드릴 생각이다.
방 전무는 유니슨의 풍력 연구개발과 사업화를 이끄는 중추로 통한다. 조선대 항공우주공학 박사 출신의 기술통으로 2005년 3월 수석연구원으로 유니슨과 연을 맺었다. 풍력연구소 부소장을 거쳐 2019년 소장으로 승진했다. 20년 이상 풍력연구에 몸담은 풍력인이다.
유니슨이 풍력전문기업으로 방향을 튼 것과 방 전무의 입사 시기는 겹친다. 1984년 설립된 유니슨은 처음 정밀기계, 건설 플랜트 기업이었다. 외환위기 전후 사업 재편을 거치며 2000년대 초반부터 풍력전문기업으로 변신했다. 2005년 영덕풍력·강원풍력 등 국내 최초·최대 규모의 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한 곳이 유니슨이다. 이후 750kW부터 4.3MW까지 국산 풍력발전시스템을 개발했고 U210 상용화로 해상풍력시장을 조준하고 있다.
대기업집단에 속해 있는 두산에너빌리티와의 경쟁에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10MW급 해상풍력터빈의 에너지 생산량에서 유니슨 제품은 두산에너빌리티보다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다. 이는 블레이드 길이에서 발생하는 힘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유니슨(U210)의 블레이드 직경은 210m로 205m의 두산에너빌리티(DS205)보다 길다.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우 8MW급으로 개발한 블레이드를 10MW급 제품에 그대로 활용한 전략을 펼치면서 에너지 생산량 측면에서 열세로 보이게 됐다.
방 전무는 "제3 기관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유니슨 10MW 해상풍력터빈 제품의 에너지 생산량이 많았다는 검증 이력이 있다"며 "원가 절감을 통한 가격 경쟁력도 장점이다"고 말했다.
특히 방 전무는 리던던시(redundancy) 전략을 유니슨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았다. 그는 이를 "히든카드"라고 표현했다. 이중화를 의미하는 리던던시는 장비나 시스템이 고장나도 전체가 멈추지 않도록 동일한 기능을 하나 더 두는 개념이다. 유니슨은 요(yaw), 피치(pitch), 드라이브, 제어기, 센서 등 주요 부품을 이중화했다. 다중화 시스템으로 육상과 비교해 접근이 어려운 해상에서 정지 시간(Down time)을 최소화한다. 또 분할형 고정자(Stator) 5MW 2개로 분리 제작해 한쪽이 고장나도 5MW 출력 운전을 할 수 있다.
U210 상용화와 맞물려 법·제도 뒷받침, 시장환경 변화 등이 무르익는 점은 유니슨에 고무적으로 평가된다. 국내 풍력시장은 주민 수용성, 인허가 지연 등의 복합적인 요인으로 제자리걸음을 반복해왔는데 최근 해상풍력을 중심으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우선 국내서 최근 시행된 해상풍력특별법은 정부 주도 입지 발굴과 인허가 절차의 단순화를 가능케 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해안에너지고속도로 사업도 있다. 이재명 정부는 2030년까지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를 구축해 전력 공급처 구실을 하는 호남지역 재생에너지 단지와 수요가 급증하는 수도권을 전력망으로 연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30년까지 100GW 보급을 골자로 하는 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도 이달 공개됐다. 해상풍력의경우 민관 해상풍력 경쟁력강화위원회를 통해 비용 절감을 추진해 사업성을 뒷받침한다. 방 전무는 "지금부터 시장이 열리기 시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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