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아들들인 임종윤 한미약품 이사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의 행보에 먹구름이 꼈다. 올해 초 경영권 분쟁 당시 형제 측의 손을 들어줬던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모녀 측으로 돌아서며 지분 경쟁에서 다시금 불리한 위치에 섰기 때문이다. 특히 바이오의약품으로의 주력품목 전환과 위탁생산(CMO) 시설 확충을 통한 매출 확대 등 '한국의 론자'를 만들겠다는 형제들의 계획은 시작하기도 전에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신동국 회장은 이달 3일 송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으로터 주식 444만4187주(지분율 6.5%)를 매입했다. 더불어 공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약정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신동국 회장,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이 공동으로 행사하는 지분율은 34.8%(2378만6591주)다. 여기에 국민연금공단(6%, 422만7463주)과 특별관계인들의 주식을 더하면 전체 지분의 50%에 달한다. 반면 형제 측의 지분율은 20.9%에 그친다. 특관인과 올 초 경영권 분쟁에서 힘을 실어 둔 사촌들의 지분을 합한다고 해도 40%를 넘기기 힘들어 보인다.
시장에서는 모녀와 신 회장 측이 조만간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형제 측 이사진에서 해임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송영숙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며 향후 그룹 경영을 신동국 회장을 중심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송 회장 등 대주주들은 이사회 참여를 통해 전문경영인을 지원하는 구조로 가겠다는 계획이다.
2선 퇴진 논의와 함께 상속세 재원 마련도 임종윤·종훈 형제의 발걸음을 무겁게 할 것으로 보인다.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의 경우 신 회장과의 지분 거래를 통해 잔여 상속세 대부분을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형제 측은 각자 자녀들의 지분을 차입한 후 주식담보대출을 늘렸지만 여전히 상당한 규모의 상속세가 남은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한미약품이 북경한미와 임종윤 이사의 개인 회사인 코리그룹 간 부당 내부거래 의혹 조사에 착수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미약품은 감사위원회를 통해 코리그룹 계열사 룬메이캉과 북경한미간 일감 몰아주기와 불투명한 계약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 당시 공언한 바이오의약품 사업과 CMO 사업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며 "북경한미에 대한 조사도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코리그룹에는 적잖은 타격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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