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기아가 보급형 전기차 모델 EV3 출시를 통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정면 돌파에 나선다. 가격경쟁력을 갖춘 EV3는 이미 사전예약 대수가 급증하고 있으며 연내 유럽 론칭까지 예정되면서 글로벌 전기차 대중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5일 기아는 오토랜드 광명을 전기차 전용공장으로 전환하는 공사가 최근 마무리됐으며 본격적인 전기차 양산 준비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기아 오토랜드 광명은 1973년 한국 최초로 컨베이어 벨트로 생산되는 일관공정 종합 자동차 공장으로 설립됐으며, 전동화 전략에 따라 지난해 6월부터 가동을 멈추고 한국 최초 전기차 전용공장으로 탈바꿈했다. 이 공장은 기아의 중장기 전기차 판매목표인 ▲2026년 100만5000대 ▲2030년 160만대를 달성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예정이다.
기아 관계자는 "오토랜드 광명 공장 공사가 모두 마무리돼 생산 가동을 시작했다"며 "본격적인 전기차 생산은 7월부터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토랜드 광명에서 가장 먼저 생산될 차종은 소형 전기 SUV(다목적 스포츠차량)인 EV3다. EV3는 2021년 기아 첫 E-GMP 기반 전기차 EV6와 2023년 대형 전동화 플래그십 SUV인 EV9에 이은 기아의 세번째 전용 전기차 모델이다. 2025년에는 EV4까지 출격해 기아 전동화 전환에 가속 페달을 밟을 예정이다.
업계는 EV3와 EV4는 국내뿐 아니라 유럽에서 소형 전기 SUV 주력모델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EV3는 올해 9월 유럽에 론칭돼 4분기부터 시장을 개척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현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EV3 스탠다드 및 롱레인지 모델의 판매 가격대는 4200만~5100만원 수준으로 세제혜택과 보조금 적용시 3000만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전기차 대중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토랜드 광명공장에서 EV3 생산이 본격화하면서 기아가 전기차 캐즘을 정면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전기차 시장은 충전 인프라 부족과 높은 초기 비용, 안전에 대한 부정적인 소비자 인식 확산 등으로 일시적 수요정체 현상이 일고 있다. 기아 역시 최근 들어 전기차 판매가 크게 줄어든 상태다. 기아의 EV6와 EV9의 올해 상반기 판매대수는 각각 5305대, 1225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1.5%, 8.2%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EV3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만큼 합리적인 가격과 우수한 성능의 갖춘 만큼 더 많은 고객들이 전기차를 접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4일 사전계약을 받기 시작한 EV3는 같은달 26일 기준으로 이미 1만대가 넘는 계약 대수를 기록했다.
이상현 연구원은 "광명 오토랜드 전기차 전환공사 마무리 등으로 하반기부터 글로벌 도매판매 기저 효과가 예상된다"며 "EV3, EV4 등 합리적 가격대의 소형 전기 SUV 출시로 전기차 캐즘을 타개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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