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기아가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EV3'에 '아이페달 3.0'을 필두로 한 신기술을 대거 탑재해 주행 편의성을 대폭 끌어 올렸다. 고객 눈높이에 맞춰 개발한 'EV3'를 야심작으로 띄우며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 극복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기아는 지난 16일 서울시 광진구 파이팩토리에서 '더 기아 EV3 테크 데이'를 개최하고 EV3에 적용된 신기술을 소개했다. EV3은 기아가 2021년과 2023년 각각 출시한 'EV6', 'EV9'를 이은 세번째 전용 전기차 모델이다.

EV3에 탑재된 핵심 기술은 '아이페달 3.0'과 '스마트 회생 시스템 3.0'이다. 가속 페달 조작만으로 가감속·정차 기능을 지원하는 아이페달 3.0의 경우 후진 시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됐다. 스마트 회생 시스템 3.0은 현대자동차그룹 생산 차량 가운데 EV3에 최초로 적용된 기술이다. 다양한 내비게이션 기반 정보를 활용해 자동 감속을 지원하는 게 특징이다.

아이페달 3.0 개발을 담당한 우하영 MSV전기차성능시험팀 연구원은 이날 행사에 참석해 "아이페달 3.0은 기본적으로 브레이크를 쭉 밟아 정차할 때보다 감속 시 피칭감(차량을 가속하면 뒤로 쏠리거나 브레이크를 밟을 때 앞으로 기울어지는 현상)이 덜하게끔 개발했다"며 "운전자들이 정차 시 부드러운 감속감을 느낄 수 있는 동시에 기존 아이페달 대비 짧은 시간 내 익숙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기차는 내연기관 엔진보다 응답 속도가 빠른 모터를 사용하면서 순간 가속과 감속이 급격하게 이뤄진다. 이로 인해 전기차 탑승 시 옆자리나 뒷자리 동승자들이 멀미나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있다.

우 연구원은 "아이페달 기능에 '3.0'과 같은 버전을 명명한 사례가 이번이 처음"이라며 "큰 틀에서 아이페달 1.0이 '니로', '소울' 차종에 탑재됐고 그 다음 단계인 아이페달 2.0이 'EV6'와 'EV9'에 적용됐다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마트 회생 시스템 3.0은 차간 거리를 조절해주거나 내비게이션 정보에 기반해 자동감속 기능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둔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과속카메라를 비롯해 회전교차로·굽은도로(커브길)·좌/우회전·방지턱 등의 상황에서 자동감속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향후 북미·유럽을 비롯해 중국·일본·호주 등으로 서비스 제공 지역도 넓어질 전망이다.

심규빈 차량구동제어개발1팀 연구원은 "네비게이션 기반 자동 감속 기능은 지도 정보와 함께 카메라 인식 정보를 활용해 제어 기능을 확장해나가고자 한다"면서 "'스톱(STOP)' 표지판에서 자동으로 정차해 주거나 철길로 등에서 차량을 감속하는 기능들을 예로 들 수 있는데 해당 기능들은 추후 미국이나 유럽 위주로 제공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기아는 전기차 시장 침체 속 EV3 흥행에 사활을 걸고 있다. EV3 가격은 스탠다드 모델 기준 약 3995만원(세제혜택 적용)이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 등을 포함하면 3000만원 초중반대에 구매할 수 있다. EV3는 지난달 계약 개시에 이어 이달 말 본격적인 판매를 개시할 예정이다.

윤기완 MSV프로젝트5팀 책임연구원은 "내부적으로 검토하던 가격이 있었지만 시장 반응에 더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격과 상당한 차이가 났던 만큼 EV3를 성공시키기 위해 전략적으로 가격을 결정했다"며 "연구원들의 많은 고생 끝에 EV3 플랫폼과 신기술들이 결실을 맺은 만큼 EV3 성공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