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태영건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리가 브릿지론 사업장을 중심으로 본격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채권단이 사업장 실사를 진행하며 미착공 현장을 매각하거나 수도권 우량사업장에 신규 보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다만 사업장의 대출채권 만기가 도래하며 채무불이행(디폴트) 사업장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어 개별 현장의 희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지분 51%를 출자해 설립한 시행사 삼계개발은 특수목적법인(SPC) 빅게이트제일차가 제공한 84억원 규모의 브릿지론을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 상황에 놓이게 됐다. 대출 만기가 도래했지만 사업장 채무를 보증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진행하며 상환 책임을 이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해삼계 도시개발사업은 경상남도 김해시 삼계동 산288 일원 116만㎡를 매입해 조성한 총 159만㎡의 부지에 도시개발을 진행하는 사업이다. 삼계개발은 토지 매입 등 초기사업비 조달을 위해 165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을 제공 받았다. 태영건설은 이에 자금보충 및 채무인수 의무를 부담하며 보증을 제공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태영건설은 작년 10월 SPC 김해스톤제삼차가 보유한 사업장 대출채권 300억원을 매입하며 채무를 떠안았다. 마인드크레이티브가 제공한 브릿지론 500억원 중 84억원은 작년 12월 1일 빅게이트제일차가 양수해 만기를 지난 2월 15일까지 연장했다. 나머지 대출금 416억원은 사모사채 발행을 통해 오는 3월까지 만기를 연장한 상태였다.
이후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확정되며 유동화SPC들이 제공한 브릿지론은 만기가 도래했음에도 대출금을 돌려받지 못했고, 삼계개발은 디폴트 상태에 놓이게 됐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현재 삼계개발과 태영건설은 PF대주단과 자구안에 대해서 협의 중"이라며 "정상화에 대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태영건설과 채권단은 워크아웃 절차의 하나로 PF 보증 사업장의 정리를 예고했다. 지난달 26일 먼저 디폴트를 선언한 광명역세권 택지개발사업지구 복합단지 개발사업은 3개월 만기의 전자단기사채(ABSTB) 발행으로 조달한 30억원을 상환하지 못했다. 태영건설 측은 해당 현장은 사업장 시설 매각을 통해 채무 상환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시행사 네오벨류가 추진 중인 오산 앨리웨이 개발사업은 미착공 사업장임에도 유동화증권 발행을 주관한 키움증권이 사모사채인수확약을 제공했다. 시공사 태영건설의 채무 이행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600억원의 브릿지론 만기를 기존 1월30일에서 오는 3월 26일까지 약 2개월 연장했다. 입지조건 등을 고려했을 때 사업성이 우량하다고 판단한 채권단이 직접 보증을 제공하며 사업장의 신용을 지켜준 것이다. 다만 향후 시공사 교체 가능성 역시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추진하면서 발생한 채무불이행 사업장을 중심으로 브릿지론 사업장 정리를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까지의 상황을 살펴보면 수도권에 위치하거나 사업성이 우량한 현장은 남겨두되 지방 위주의 부실한 사업장은 매각 및 정리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채권단 실사가 진행되며 사업장 채무불이행 역시 늘어나고 자연히 교통정리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현재 채권단 및 개별 사업장 대주들과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신중한 협의를 거쳐 모든 사업장이 정상화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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